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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실로 마술 같았다. 12년 전 학창시절에 듣고 봤던 그룹 god의 무대가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다니. 그랬다. 한 때 국민그룹이라고 불릴 만큼 큰 사랑을 받았던 god는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역사 속 뒤안길로 잊혀져 버렸다.
god는 12일, 13일 양일에 걸쳐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데뷔 15주년 기념 공연 'god 15th 애니버서리 리유니언 콘서트(god 15th Anniversary Reunion Concert)'를 열었다. 이 공연은 여러모로 의미가 큰 공연이었다.
먼저 god는 탈퇴했던 멤버 윤계상이 합류, 약 12년 만에 원년멤버로서 '완전체'를 이뤘다. 지난 2002년 윤계상이 god를 탈퇴한 이후 나머지 4명 멤버들은 6집, 7집 앨범 총 2장의 앨범을 발매하고 지난 2005년 사실상 해체했다. 한 그룹이 헤어짐의 이유엔 여러 가지가 있었겠지만 함께 활동했던 멤버 윤계상의 빈자리가 적지 않았을 터. 탈퇴한 윤계상이 god로 돌아오면서 절대적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당시의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 이로써 다시 '온전한' god로서 활동을 다시 한 번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god의 완전체 재결합에 모든 사람들이 박수와 기대를 보낸 건 아니었다. 콘서트에 앞서 같은 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윤계상은 "이번 앨범이 '추억팔이'라는 얘기가 있다. 우리는 그런 걸로 뭉친 게 아니다"라고 운을 뗀 윤계상은 "2년이란 시간 동안 조율하고 얘기한 게 이번 앨범에 녹아있다. 다시 헤어짐이 있다는 건 불가능하다. 개인 활동 병행하면서 god 이름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만일 이대로 god가 god의 이름으로 활동 없이 향후 개인 활동을 한다면 이번 재결합은 '감성팔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이 설득력을 얻게 될 지 모른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god의 신보와 향후 꾸준한 활동 의지는 이 같은 우려와 비판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한 듯 보인다. 무엇보다 이날 콘서트에서 god는 더 이상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그룹이 아니라 현재 활동하는 현역 그룹으로서 시작을 천명했다.
콘서트의 말미에는 연예 활동이 하기 싫어 god를 탈퇴했었던 윤계상의 영상편지를 띄워졌다. 그는 멤버들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해 그 동안 담아두었던 마음을 진솔하게 털어놓으며 감동을 끼쳤다. 영상 편지가 마쳐진 후 윤계상은 멤버들과 함께 포옹을 하며 눈물을 흘렸고, god는 모두 먹먹하고 벅차 오르는 감정을 감추지 못하며 끝내 오열했다. 이 모습은 더 이상 god의 이름을 버리지 않겠다는 멤버들의 다짐처럼 느껴졌다.
무엇보다 엔딩곡으로 잠실벌에 울려퍼진 6집 타이틀곡 '보통날'은 윤계상의 목소리가 포함됐다. 잃어버린 조각을 찾은 god의 퍼즐은 완성됐고, 이들은 더 이상 추억이 아닌 '현재'가 됐다.
[그룹 god.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싸이더스HQ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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