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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2014 브라질월드컵 MBC 중계팀이 한 달여간 대장정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이 끝난 후 MBC 중계팀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14일 MBC를 통해 소감을 전했다.
김성주는 축구가 일상인 브라질에서의 생활을 회상하며 특히 "두 태극전사와의 동거는 잊지 못할 행복한 추억이었다. '반지의 제왕'과 '히딩크의 황태자'가 해주는 아침밥을 얻어 먹는 황송함이란 정말…, 4년 후가 벌써 기다려진다"고 전했다.
"축구가 싫어져서 은퇴 후 1년 넘게 축구 경기를 보지 않았다"고 털어놓은 안정환은 "MBC 해설위원으로 보낸 한 달여의 시간은 다시 축구를 사랑하게 만든 시간이었다. '난 축구를 버릴 수 없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느꼈다. 월드컵은 끝났지만 내 마음 속 월드컵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했다.
송종국은 남미, 유럽팀의 경기를 보며 개인기의 중요성을 느꼈다며 "각팀마다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감독들이 잘 조합한 팀은 성공을 거두었고 조직보다 개인 위주의 플레이를 펼친 팀들은 한계가 있다는 것도 느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4년 동안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20년 이상 계획을 세워 선수를 발굴해야 한다는 것도 느낀 브라질월드컵이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냉철하게 조언했다.
김성주는 "중계 방송을 1997년부터 했는데, 이렇게 중계 방송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까? 팀을 이렇게 꾸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안정환, 송종국과의 중계 호흡에 "기존 프로그램으로 돈독해진 관계라 마찰이 하나도 없었다. 합숙 생활에서 끊임없는 대화로 서로의 생각이나 철학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중계 방송에서 막힘이 없었다"고 자평했다.
또한 "축구선수 출신들의 삶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는 김성주는 "인생의 전성기를 누렸던 두 해설위원의 은퇴 후 삶과 고민에 대해 같이 느끼고 공유할 수 있었다"며 안정환, 송종과의 대화를 통해 "앞으로 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많은 도움이 됐다. 두 사람과의 만남과 인연을 소중히 생각한다. 이제 안정환, 송종국은 인생을 같이 걸어가는 동반자가 됐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각자 다른 위치에서 만나도 강한 형제애를 느끼며 우리 축구를 위해 기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안정환은 자신의 중계를 되돌아보며 "시간이 좀 더 많았다면 준비를 더 많이 해서 듣는 분들한테 '축구가 어떻다'란 걸 잘 전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며 "운동만 했기 때문에 해설자로 나선 것이 개인적으로 버거운 부분이었고, 부족한 부분이 많아 시청자분들한테 죄송한 마음도 든다"고 털어놨다.
또 "나 혼자 중계를 했다면 좋은 얘기들이 안 나왔을 수도 있다. (송)종국이와 (이)영표, 축구선수 출신들이 해설을 하면서 반응도 좋았고, 축구를 조금 가깝게 사람들이 느끼게 했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있다"고 말했다.
중계 중 한국 대표팀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안정환은 '지적만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며 선배로서 도움을 못 준 것에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한편 "경기에 몰입하다 보니 후배들이 좀 더 잘했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에 쓴소리를 하게 되더라. 잘하지 못하는데 무조건 잘했다고 하고 싶진 않았다"며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내 얘기를 듣고 앞으로 나갈 때 반영하면 더 좋은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고, 듣기에 불편한 사람들은 한 귀로 흘려보내도 괜찮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성주는 "안정환 위원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해설의 트렌드를 바꿨다"고 칭찬했다. "안정환 위원은 승부를 떠나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이 축구를 좋아하게끔 하는 쉬운 해설로 축구를 전파하고 싶다고 항상 말해왔다"며 "그래서 '가랑이슛', '꽈배기슛', '쫑' 이런 표현이 나온 것이다. 안정환 위원이라고 왜 품위를 지키고 싶지 않았겠냐. 지적 과시욕을 포기하고 가깝게 대중들에게 접근하고 싶은 마음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중계 방송을 보면서 공감하게 하는 데 기여했다. 또 면피성 해설과 추상적인 해설에서 벗어나, 확실하게 단정 지어서 얘기하는 시원한 해설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성주는 "우리 대표팀이 16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국민들이 축구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 것 같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축구를 비판할 수 있는 수준에 있으려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월드컵을 보면서 세계 축구의 흐름을 파악하고, 우리가 부족한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찾았으면 한다. 월드컵은 이번 한 번으로 끝이 아니다. 승패를 떠나,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우리 국민들이 좀 더 큰 시각으로 축구에 관심을 가지면 2018년 월드컵에서 좀 더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MBC 중계팀 송종국, 김성주, 안정환(왼쪽부터).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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