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2014브라질월드컵이 무적의 전차군단 독일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브라질월드컵을 10가지 키워드로 되돌아봤다.
① 홍명보
한국에겐 최악의 월드컵이 됐다. 시작부터 ‘의리’ 논란에 휩싸였던 홍명보호는 조별리그서 1무2패 최하위로 탈락했다.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단순히 탈락 때문은 아니다. 한국 축구의 장점이었던 투혼마저 사라진 월드컵이었다. 결국 홍명보 감독은 언론과 팬들의 뭇매를 맞았고, 재신임되는 듯 했지만 비난 여론을 이기지 못하고 자진 사퇴했다.
② 핵이빨
조별리그 최고의 화제는 단연 ‘핵이빨’ 수아레스였다. 부상으로 1차전을 건너 뛴 수아레스는 잉글랜드전에 등장해 홀로 2골을 넣으며 우루과이를 열광시켰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3차전 이탈리아와의 경기서 숨겨둔 악동 본능이 다시 발동했고, 상대 수비수 키엘리니의 어깨를 야무지게 깨문 수아레스는 A매치 9경기 출장정지와 4개월간 축구활동 금지 중징계를 받았다. 결국 수아레스를 잃은 우루과이는 16강서 콜롬비아에 패해 탈락했다.
③ 클로제
원조 헤딩머신 클로제가 월드컵 역사상 최고의 골잡이로 등극했다. 클로제는 조별리그서 통산 15호골로 브라질 호나우두와 어깨를 나란히 한데 이어 브라질과의 4강전서 한 골을 더 보태 월드컵 최다골(16골) 신기록을 작성했다. 2002한일월드컵서 혜성같이 등장한 클로제는 월드컵의 사나이다, 그는 한일월드컵(5골) 독일월드컵(5골), 남아공월드컵(4골), 브라질월드컵(2골)로 불멸의 공격수로 남게 됐다.
④ 코스타리카
코스타리카의 8강을 예상한 이는 없었다. 코스타리카는 우루과이, 이탈리아, 잉글랜드와 함께 죽음의 조에 편성됐다. 하지만 코스타리카는 2승1무, 조1위로 당당히 16강에 올랐고, 내친김에 그리스마저 꺾고 8강 신화를 썼다. 코스타리카 돌풍은 12년 전 대한민국을 보는 듯 했다. 비록 네덜란드에 승부차기로 패하며 그들의 질주는 멈췄지만, 코스타리카가 남긴 임팩트는 꽤나 인상적이었다.
⑤ 골키퍼
골키퍼 월드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번 대회는 유독 골키퍼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오초아(멕시코)부터 나바스(코스타리카), 음볼리(알제리), 옌예마(나이지리아), 브라보(칠레), 하워드(미국), 로메로(아르헨티나), 노이어(독일)까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축구의 꽃은 ‘골’이고 그로인해 늘 공격수들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브라질월드컵은 달랐다. 골키퍼의 활약이 승패를 좌우했고 최고의 골키퍼를 보유한 독일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⑥ 스리백
스리백이 화려하게 귀환했다. 한 때 ‘옛날전술’로 저평가를 받았던 스리백 전술이 브라질월드컵에선 승리의 키워드로 활용됐다. 네덜란드, 이탈리아, 멕시코, 코스타리카 등이 스리백을 사용했다. 칠레와 우루과이도 상황에 따라 포백과 스리백을 오갔다. 전술은 돌고 돈다. 약점을 보완한 스리백은 새로운 전술 트랜드를 제시했다. 스리백은 원톱이 대세인 현대 축구서 중앙 수비의 과잉을 불러왔다. 이는 다른 포지션에서의 수적 열세를 의미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달랐다. 스리백은 ‘점유율 축구’의 대항마로 급부상했고,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뒀다.
⑦ 네이마르&수니가
이번 대회의 운명을 가른 한 장면이 브라질과 콜롬비아의 8강전서 나왔다. 콜롬비아 수비수 수니가가 힘껏 날아올라 네이마르의 척추를 내리 찍었고, 네이마르는 그대로 쓰러져 월드컵을 마감했다. 이는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어왔다. 브라질은 4강서 독일에 1-7로 대패했고, 3-4위전서도 네덜란드에 0-3로 완패했다. 브라질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브라질 마피아들은 수니아의 목에 현상금을 걸었다. 이에 콜롬비아 정부는 수니아 특별 보호에 나섰다.
⑧ 1-7 참패
브라질이 월드컵에서 1-7로 패하는 건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헌데, 그것이 현실로 일어났다. 네이마르, 티아구실바 없이 독일을 맞이한 브라질은 전반 30분 만에 5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전차군단 앞에 브라질은 어린아이 같았다. 공격은 어설펐고 수비는 허술했다. 이날 참패는 브라질 축구 역사상 최악의 패배로 기록됐다. 브라질 전체가 눈물을 흘린 날이다.
⑨ 슬픈 메시
마라도나에 근접했던 메시였다. 하지만, 끝내 마라도나를 넘진 못했다. 메시는 24년 만에 아르헨티나를 월드컵 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독일에 막혀 1986년 이후 28년 만의 우승 꿈은 무산됐다. 메시 혼자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1명의 개인이 월드컵을 우승하던 시대는 지난 듯 했다. 메시는 분전했지만 이과인, 팔라시오스의 삽질로 우승 기회를 날렸다. 골든볼을 받은 메시는 웃지 못했다.
⑩ 전차군단
축구는 독일이 이기는 스포츠였다. ‘팀’ 독일은 강했다. 힘과 스피드 여기에 스페인식 패싱까지 갖춘 독일은 완벽했다. 바야흐로 스페인의 시대가 지나고 ‘신형 전차군단’ 독일의 시대가 왔다. 호날두도, 메시도 독일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개최국 브라질도 마찬가지였다. 뢰브 감독은 “독일의 10년 프로젝트가 성공했다”고 기뻐했다. 장기적 투자의 중요성을 보여준 독일이다. 대한축구협회가 배워야 할 점이다. ‘무적’ 독일의 전성시대다.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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