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재다능해야 살아남는다.
KBO가 14일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37인 엔트리를 발표했다. 기존 60인 엔트리서 23인을 추려냈다. KBO는 이달 말 최종엔트리 24인을 발표한다. 8월 초에는 대한체육회를 통해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최종엔트리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 37명의 선수들은 이달 말까지 선의의 경쟁을 이어간다.
37명 중 13명이 추가로 탈락한다. 정규시즌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거나, 류중일 감독과 기술위원회 시각에 따라 선택될 수도, 선택되지 않을 수도 있다. 류 감독은 “선수의 발탁 혹은 탈락에 모든 기술위원과 내가 동의하면 그렇게 되고,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는 의논을 거친다”라고 했다. 결정적 기준은 있다. 다재다능. 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 24인은 프로야구 1군 엔트리(26인)보다도 2명이나 적다. 적은 인원으로 전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스페셜리스트보단 멀티플레이어가 유리하다. 투수와 내야수는 특히 그렇다.
▲ 투수-선발/구원 전천후 요원과 롱릴리프
37명 엔트리서 투수는 16명이다. 최종엔트리에는 10명~11명이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24명이라는 걸 감안할 때 11명보다 많은 투수가 들어가긴 쉽지 않을 듯하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투수는 10명. 또한, 아마추어 엔트리 1인 역시 투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류 감독도 일전에 그렇게 내다봤다. 결국 16명 중에서 최대 7명은 짐을 싸야 한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처럼 조별리그 및 4강 크로스 토너먼트의 경우 최대 5경기를 치른다. 선발투수는 약 3명 정도 선발될 것이라는 게 중론. 류 감독은 “좌, 우완 구색을 갖출 것”이라고 했다. 현재 선발요원 중 우완은 4명. 윤성환(삼성) 이태양(한화)이 정통선발. 성적과 경험 모두 윤성환이 앞선다. 이재학(NC) 우규민(LG)은 사이드암 선발. 류 감독이 이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따라서 엔트리 승선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좌완 선발은 양현종(KIA)과 김광현(SK), 장원삼(삼성) 모두 막상막하다. 성적도 모두 좋다.
불펜 요원은 우완 7명에 좌완 2명이다. 2~3명은 탈락할 것으로 보인다. 류 감독은 예전부터 “국제대회서는 선발과 구원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그럴 경우 구원투수들은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불펜투수들도 롱릴리프가 유리하다. 롱릴리프 활용도를 높일 경우 다른 투수들에게 다음 경기를 위해 휴식을 줄 수 있다. 마운드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 구원투수 중에선 차우찬(삼성)이 풍부한 선발 경험을 바탕으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 야수-공수주 3박자 완성형 타자
야수들은 최대한 많은 능력을 갖춰야 한다. 내야수의 경우 10명이 남았다. 최종엔트리에는 6~7명 정도 선발될 가능성이 크다. 주전 4명과 대주자, 대수비 요원 1명 정도 필요하다. 현 시점에서 보면 1루수 박병호(넥센), 2루수 서건창(넥센) 유격수 강정호(넥센) 3루수 박석민(삼성)이 주전에 가장 가까워 보인다. 이들이 최종엔트리에 탈락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렇다면 잔여 6명 중 2~3명 정도만 살아남는다는 의미. 일단 오재원(두산)이 눈에 띈다. 정교한 타격을 자랑하는 오재원은 1루수와 3루슈도 가능하고, 발도 빨라 대주자로도 활용 가능하다. 정근우(한화)도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타, 대주자, 대수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김상수(삼성)도 발이 빠르고 내야 핵심 유격수 요원이라는 게 플러스 요인이다. 2루수 소화도 가능하다. 타격도 쏠쏠하다. 김민성(넥센) 역시 매서운 타격과 3루수와 2루수를 오갈 수 있는 자원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내야수 선택이 가장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외야수-포수 다재다능하지 않아도 된다?
외야수는 8명이 선발된 상황. 최종엔트리에는 5명 정도 선발될 가능성이 크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역시 5명이 선발됐다. 기본적으로 다재다능한 선수가 유리한 건 사실. 그러나 결국 외야수는 타격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현재 선발된 8명 모두 타격에선 뒤지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수비 범위가 좁거나 안정감이 2% 떨어지는 외야수도 있는데, 이 역시 공격력으로 커버 가능한 수준이라면 최종엔트리 선발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명타자와 대타 역시 외야수 중에서 선발될 가능성이 있다.
포수는 강민호(롯데) 이재원(SK) 양의지(두산) 등 3명이다. 2명 이상 선발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타격만 놓고 보면 이재원과 양의지 선발이 유력하다. 그러나 강민호의 풍부한 국가대표 경험을 무시할 순 없다. 류 감독은 60인 예비엔트리 발표 이후 “포수로서의 이재원 실력이 궁금하다”라고 했는데, 류 감독이 포수 이재원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양의지는 강민호와 이재원에 비해서 공수 모두 안정적이다. 외야수와 포수만큼은 류 감독만의 기준이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2013년 WBC 대표팀(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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