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2014 프로야구 전반기는 예상을 뛰어넘은 NC의 선전과 4강권 전력으로 평가받던 LG와 SK의 끝 모를 부진이 대조된 시기였다.
NC는 두 번째 시즌 만에 전반기를 3위로 마치며 선전했다. 특히 시즌 내내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쉽게 이길 수 없는 팀으로까지 성장했다.
반면 개막 전 4강권 전력으로 평가받던 LG와 SK는 계속된 부진으로 전반기를 하위권에서 마무리했다. 성적도 안 좋았지만 두 팀은 경기 이외의 논란까지 이어지며 소란스러운 전반기를 보냈다.
▲NC, 다크호스에서 4강권 전력으로 안착
“2년차로서 포스트시즌을 목표로 올 시즌 겸손하게, 그리고 열심히 해 나가겠다.”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이 시즌 개막전 미디어데이에서 밝힌 말이다. 이 같은 겸손함 속에서도 김 감독은 “올해 다크호스는 NC가 아닌가 한다”며 은근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NC의 성적은 잘해야 4~5위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이 같은 예측은 현재까진 정확히 빗나갔다. 김 감독의 자신감은 근거가 있었다.
NC는 시즌 개막 하자마자 선두를 달렸다. 이후에도 줄곧 2위권을 유지했고, 연패에 빠졌어도 전반기 내내 4위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었다. 결국 NC는 전반기를 46승 32패 3위로 마감했다.
NC의 선전에는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와 고참급 선수들의 분위기 조성, 코칭스태프의 리더십 등이 바탕이 됐다. 특히 김 감독은 두산 감독 시절부터 신인급 또는 무명이었던 선수들을 발굴해 잘 키워내는 데 능력을 발휘해 왔다. 그의 이 같은 능력은 NC에서도 재현되며 나성범과 박민우, 이재학 등을 스타로 성장시켰다. 여기에 지난 시즌 종료 후 이종욱-손시헌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하며 야수진에 경험을 더했다.
NC는 또 이번 시즌 신생구단에게 주어지는 외국인 선수 4명 보유에 3명 출전이라는 혜택을 받았다. NC는 이를 적절히 활용했고, 찰리와 에릭, 웨버라는 튼튼한 1~3선발진을 구축했다. 특히 찰리는 지난달 24일 잠실 LG전에서 14년 만에 국내 프로야구에서 노히트노런을 달성하기도 했다. 또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도 성실함을 무기로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NC는 전반기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했지만 6월 중순 연패를 당하며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서로를 믿고 똘똘 뭉치며 위기를 벗어났고 결국 전반기 마지막을 3연승으로 마쳤다.
▲LG와 SK의 끝없는 추락
반면 지난 시즌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맛본 LG는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에 빠지며 일찌감치 하위권으로 처졌다. 5월에는 한 때 최하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기태 감독이 전격 사퇴하며 구단 안팎으로 논란이 일었다.
결국 양상문 감독이 새로 취임한 뒤 LG는 달라졌다. 급격한 순위 상승은 없었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는 팀으로 변모했다. 이 같은 분위기로 점차 승수를 쌓아가며 한 때 최하위였던 순위를 35승 1무 44패 7위까지 끌어올렸다. 아직 산술적으로는 4위 진입이 가능하다. 전반기 동안 채은성, 백창수, 김용의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후반기 반등을 노릴 요소는 갖춰졌다. 하지만 4위 롯데부터 6위 KIA까지 최근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고 있어 2년 연속 가을야구가 쉽지 만은 않은 상황이다.
가을야구가 익숙했던 SK는 전반기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34승 49패로 8위까지 내려앉았다. SK는 시즌 전만 하더라도 화려한 경력의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주인공은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루크 스캇. 그러나 스캇은 잦은 부상으로 33경기에 출장하는데 그치며 팀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결국 스캇은 지난 15일 이만수 감독과 언쟁을 벌이다 팀 분위기를 해쳤고, SK는 16일 스캇을 웨이버 공시하며 퇴출시켰다.
스캇을 비롯한 외국인 선수들이 모두 부진하며 이들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그 사이 SK의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여기에 팀 전력의 핵심이자 주전 3루수인 최정의 부상도 예상보다 길어지며 부진 탈출이 쉽지 않았다.
‘예비 FA 효과’도 없었다. SK는 최정 등 주전 7명이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다. 이것이 확실한 동기부여가 돼 이들이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들은 부상과 부진으로 2군을 오가며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전반기 내내 총체적 난국을 겪은 SK다.
한 때 ‘비슷한 전력의 팀을 2개도 만들 수 있다’며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던 SK에게 2014년 전반기는 고통스럽기만 했다.
[전반기를 3위로 마감한 NC 다이노스 선수들(첫 번째 사진), 시즌 초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김기태 감독이 사퇴하며 뒤숭숭하다 양상문 감독 취임 이후 달라진 팀 분위를 보여주고 있는 LG 선수들(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