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는 중요 변수가 하나 있었다. 바로 외국인 선수 확대가 그것이었다. 각 팀마다 외국인 선수 3명 보유, 2명 출전으로 늘어났다. 올해까지 신생팀 혜택을 받는 NC는 이들보다 1명 더 많은 4명 보유, 3명 출전. 과연 이 변수는 전반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외국인 선수를 3명을 보유한다고 해서 3명 모두 투수나 타자로 데려올 수는 없었다. 모든 팀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투수 2명과 타자 1명씩 영입했다. NC는 투수가 1명 더 많았다. 어찌 됐든 용병 투수들이 득세했던 야구판에 타자 용병들의 등장은 시즌 초반 색다른 재미를 주기에 충분했다.
이제 숨 가빴던 전반기를 뒤로 하고 어떤 외국인 선수들이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는지 돌아본다.
▲ 투수는 구관이 명관
구관이 명관이었다. 외국인 투수들 중 '최고참'이었던 브랜든 나이트가 나이를 못 속이고 짐을 쌌지만 '3년차' 앤디 밴헤켄(넥센)이 리그 최고의 투수로 떠오르는 반전을 썼다.
밴헤켄은 2012년 넥센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입성했다. 첫 해 11승 8패 평균자책점 3.28로 활약하며 재계약에 성공했고 지난 해 12승 10패 평균자책점 3.73으로 꾸준함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성적에서도 보듯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는 거리가 있었다.
올해는 벌써 그간의 성적표를 뛰어 넘고 있다. 20경기에 등판했는데 13승 4패 평균자책점 2.81을 거뒀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부문을 석권했다. 누가 봐도 전반기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다.
밴헤켄은 올해로 벌써 3년째를 맞고 있으니 그가 어떤 공을 주로 던지는지 한국 타자들도 다 알고 있다. 밴헤켄의 주무기는 역시 포크볼. 그러나 그의 포크볼을 두고 '알고도 못 친다'는 말이 들린다.
밴헤켄에 이어 평균자책점 2,3위에 각각 오른 찰리 쉬렉(NC)과 릭 밴덴헐크(삼성)도 올해로 한국에서 2번째 시즌을 맞는 선수들이다. 결국 한국 야구를 먼저 경험하고 성공했던 '선배'들이 올해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평균자책점 10위에 오른 크리스 옥스프링(롯데) 역시 한국프로야구 경험자다.
올해 새로 들어온 외국인 투수 가운데 가장 으뜸이었던 선수는 코리 리오단(LG)이었다. 리오단은 시즌 초반만 해도 '호떡을 좋아하는 외국인 선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평균자책점 8위에 오른 LG의 에이스다.
▲ 나바로의 뒷심 빛났다
시즌 초반만 해도 외국인 거포들의 잔치였다. 그러나 요즘 이들의 홈런 소식이 잠잠하다. '역대급 타고투저' 속에 활활 타올랐던 그들이 타고투저가 수그러들기 시작하자 이들의 방망이도 주춤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뒷심'을 보여준 선수는 야마이코 나바로(삼성)였다. 나바로가 1번타자로 거듭나면서 본격적인 상승세를 탄 삼성이었다. 나바로는 타율 .322 19홈런 57타점 12도루로 장타력과 기동력을 갖춘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우뚝 섰다.
외국인 타자 가운데 전반기 최다 홈런과 타점을 마크한 에릭 테임즈(NC)는 타율 .332 21홈런 71타점으로 제 몫을 했다. 그가 홈런을 치면 팀의 승리가 보장된 것과 다름 없었다. 호르헤 칸투(두산), 펠릭스 피에(한화) 등도 제 역할은 했다.
루이스 히메네스(롯데)는 최근 방망이가 잠잠해졌고 브렛 필(KIA)은 부상으로 자취를 감췄다.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루크 스캇(SK)은 이만수 감독과의 언쟁 끝에 결국 짐을 싸야 했다.
초반 기세만 해도 리그를 삼킬 것 같았던 외국인 타자들의 활약.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역시 타격은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인지시킨 전반기였다.
[밴헤켄, 나바로.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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