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LG 내야수 박경수(30)가 끝까지 시선을 놓지 않는 집중력으로 대기록을 작성했다. 야구에서 이중도루(더블 스틸)는 그래도 익숙하지만 삼중도루는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LG와 삼성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가 열린 16일 잠실구장. LG는 6-2로 앞선 6회말 2사 만루 찬스를 잡았고 3루엔 박경수가 있었다. 최태원 3루 주루코치와 '교감'을 나눈 박경수는 차우찬이 브래드 스나이더를 상대로 4구째 공을 던지자 지체 없이 홈플레이트로 대시했다.
포수 이흥련이 차우찬의 투구를 받자마자 태그를 시도했으나 박경수는 태그를 피해 왼손으로 홈플레이트를 터치하고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각각 2,3루에 안착한 1,2루에 있던 주자들도 도루가 인정돼 프로야구 역사상 6번째에 해당하는 삼중도루로 기록됐다. 결국 LG는 9-2로 완승했고 삼성은 시즌 첫 4연패에 빠졌다.
과거 LG의 주전 내야수로 활약했던 박경수는 군 복무를 마치고 올 시즌 복귀했다. 그러나 그에게 주전 자리가 주어진 것은 아니었다. 손주인 등과 2루수로 번갈아 나서기도 했지만 지금은 벤치를 지키는 일이 더 많아졌다.
그래서일까. 박경수는 말했다. "요즘 나는 선발로 나가지 않는다. 백업 선수로서 내가 그런 걸 시도하는 게 맞다. 그런 것도 못 하면 있을 이유가 없다"라고. 결국 과감한 홈 스틸을 시도한 것은 제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에서 출발한 것이다.
2년간 공백을 보이다 팀에 복귀한 그는 달라진 팀 분위기를 느끼고 있다.
"예전에는 지금 같은 성적이면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군대를 갔다오고 캠프부터 지켜봤지만 180도 달라져 있었다. 승패를 떠나 분위기는 좋다. 팀워크와 친화력이 더 생겼다. 좀 더 자신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됐다. 고참들이 잘 이끌어줘 으?X으?X하고 있다"
최근 LG는 조금씩 안정감을 되찾고 있다. 박경수 역시 이에 동의했다. 박경수는 "휴식기를 갖고 선수단 미팅을 통해 '전반기 마지막 2경기를 이기고 기분 좋게 후반기에 들어가자'고 이야기를 했고 선수들도 모두 그런 의지를 갖고 경기에 임했다. 그래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전했다.
[LG 박경수가 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6회말 2사 만루 홈스틸에 성공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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