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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송재희 "악역 강성재, 전에 없던 연기자신감 생겼다" (인터뷰)

시간2014-07-21 08:00:01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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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배우 송재희는 이제 막 숨을 돌렸다. 지난 8개월 간 SBS 아침드라마 '나만의 당신'(극본 마주희 연출 김정민)에서 독한 악역 캐릭터 강성재로 살았던 송재희(34)였다. 18일 총 121부로 종영한 '나만의 당신'에서 강성재(송재희)는 악행을 인정하면서,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또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 고은정(이민영)을 마지막까지 사랑하는 모습이 전해져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다.

최근 마이데일리와 만난 송재희는 '나만의 당신' 종영에 대해 "중간중간 힘들었는데 재미있었다"며 허심탄회하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무엇보다도 이번에는 긴장을 별로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솔직히 그 때는 촬영장에서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 처음으로 편하게 마음껏 해본 것 같다"며 "그 전에는 연기적인 면에서 '연기를 더 잘해야지'라는 생각을 할 수준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송재희는 "'그래도 당신'(2012)을 할 때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그렇게 트레이닝을 거치니까 이번에는 대사도 금방 외워지고 오히려 이번엔 악역이어서 챙길 것도 많았는데 더 여유있게 임했던 것 같다. 편안한 마음으로 촬영장을 즐겼다"고 전했다.

최근 '나만의 당신' 출연자들과 스태프들은 종영파티를 가졌다. 여기서 단연 주인공은 송재희였다. 송재희는 "그날 알았는데, '그래도 당신' 스태프들 중 대부분이 '나만의 당신' 스태프였더라. 많은 스태프들이, '네가 많이 변했구나.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겠더라'면서 내 손을 꼭 잡아줬는데 정말 고맙고 뿌듯했다"고 전했다.

국내 드라마는 권선징악의 구조를 피할 수 없다. 그만큼, 악인이 있다면 이를 풀어나가고 캐릭터들 간 치유하는 과정이 다뤄진다. 이와 관련해 송재희는 "권선징악의 형태로 가긴 했지만, 보통의 권선징악과는 다른 것 같다. 권선징악이라면 모든 잘못을 뉘우치고 해결이 돼야하는데, 강성재는 '우리는 만나지 말았어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미안해 하지 않는다. 선한 입장에서 봤을 때는 완벽한 권선징악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왜 마주희 작가는 강성재를 100% 악인으로 그리지 않았을까. 송재희는 8개월 간 자신의 몸에 들어와 살았던 강성재에 대해 "강성재는 상당히 꼿꼿한 사람이다. 자라온 환경들이 괴물을 만든 것 같다. 콤플렉스도 많았고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졸부 집에, 집안에서 이렇다 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인물이었기에 집안의 희생양이었다"며 "그렇게 가다가 처음으로 뭔가를 해보고 싶었던 게 은정이란 여자와 결혼을 한 것이었고 다른 남자를 품고 있다는 것이 확실했다. 끝까지 외롭고 힘들었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강성재의 모습을 보고서야, 은정은 "당신을 믿는다"는 말을 했다. 송재희는 "너무 늦게 강성재의 마음을 안 것 같다"며 진심으로 안타까워 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와 명예를 중시했던 강성재 캐릭터에 대한 공감도를 묻자 그는 "처음에는 너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너무 나쁘니까"라며 "그런데 내가 연기를 해야하니까, 스스로 합리화를 시켰다. 그럴 수 있겠다 싶다. 그래도 사이코패스와는 다른 것 같다"고 밝혔다.

배우들은 악역을 훌륭히 소화하면 수많은 팬이 생기기도 하지만 반대로, 일일드라마나 아침드라마의 경우 실존 인물과 캐릭터를 동일 인물로 혼동하는 높은 연령대의 시청자에게는 지나가다가도 욕을 먹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송재희는 "강성재를 할 때, 그나마 몇 안 되는 팬들도 떠나겠다 싶었는데 오히려 젊은 분들도 우리 드라마를 많이 봐주셨고 해외에서도 본다고 하더라"며 오히려 더욱 높아진 관심을 언급했다.

SNS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는 송재희는 댓글 반응에 대해 묻자 "댓글 의견을 수용하는 편이다. 처음 댓글을 보고 상처를 받았을 때는 '해를 품은 달'을 할 때였다"고 언급했다. 연극과 CF모델로 데뷔한 송재희는 '로드 넘버원', '사랑하길 잘했어', '해를 품은 달', '그래도 당신', '구암 허준'에 이어 '나만의 당신'에 이르기까지 약 5년 동안 다양한 작품으로 경험을 쌓았다. 특히 송재희는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허염 역으로 주목을 받았다.

송재희가 당시 맡았던 역할은 제국의아이들 임시완이 먼저 어린시절 역을 연기했던 허염 캐릭터였다. 그는 "당시 게시판에 많은 글이 올라왔는데, 10개 중 8개가 악플이었다. '늙었다'는 내용이었는데 그건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답답했다. 이겨내려고 했는데도 마음에 상처가 됐고, 그런 것들을 거듭하면서 강해졌다"고 전했다.

'나만의 당신'에서 악역을 훌륭히 연기한 송재희에게 가족들의 반응을 물었다. 송재희는 "부모님은 힘들어하셨다. 그전에는 TV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좋아하셨는데 너무 나쁘게 나오고 하니까 처음엔 보시다가 안 보시더라. 아버지가 최근에 '고생했다. 엄마랑 나는, 연기라는 걸 알면서도 망가지는 것을 보면 힘들더라'라고 했다. 친구들은 많이 좋아해줬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송재희는 강성재를 만나 더 단단해졌다. "그동안 제대로 된 악역을 해본 적이 없어서 갈증이 있었다. 또 나는 내가 매력없는 배우라고 생각해왔다. 좋은 역할을 했음에도 반응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런데 역시 악역을 하고 나니까 전에 없던 강인함이 생긴 것 같다"며 연기 자신감을 보였다.

송재희는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에 대해 "나쁜 작품은 있지만 나쁜 역할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예술을 하는 사람, 미디어에 속하는 사람으로서 정해진 미디어의 끝에는 선한 영향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걸보고 불쾌하거나 나쁘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쁜 작품은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작품이든 나쁜 역할은 필요한 것 같다"며 "악역, 경쟁, 대립되는 구조에서 결국 그 역할이 좋은 작품 안에서 버무러지고 좋은 결과를 위한 장치가 아닐까 싶다. 보통 악역을 안 하려고 하는 이유가 자신이 없거나 이미지를 생각해서 고사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다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그동안 쉼없이 달려왔던 송재희는 앞으로 약 3주간 자신만의 휴식기를 가질 예정이다. 강성재에 대해 "지금껏 해온 캐릭터 중 가장 사랑했던 인물"이라고 말하며 아낌없는 애정을 쏟아부었듯,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기 위해 그는 강성재를 이제 조금씩 보내줘야 할 때다. 송재희는 "쉬지 않고 작품을 하려고 한다. 여러 작품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조만간 또 다시 좋은 작품으로 돌아오겠다는 뜻을 전했다.

[배우 송재희.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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