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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배우 하정우와 강동원이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를 통해 만났다. '군도'는 윤종빈 감독과 하정우의 네 번째 만남, 강동원의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노련한 연기파 하정우와 뛰어난 비주얼을 지닌, 알고 보면 연습벌레 강동원의 만남이었다.
하정우와 강동원의 만남은 영화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매 작품마다 뛰어난 존재감으로 스크린을 압도한 하정우와 뛰어난 비주얼을 겸비함과 동시에 계속해서 성장세를 보이던 중 공백기를 가져야 했던 강동원은 누구나 탐내는 조합이었다. 이런 조합을 윤종빈 감독이 만들어냈다.
하정우는 '군도'에서 최하층 천민인 백정 출신의 돌무치에서 군도에 합류한 후 도치(뒤바꿈 한다는 의미)라는 새 이름으로 쌍칼을 휘두르는 군도의 에이스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1인 2역에 가까운 캐릭터를 소화한 하정우는 명불허전이었다. 짐승을 잡는 백정부터 쌍칼을 휘두르는 군도의 에이스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하정우의 연기는 두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어눌해 보이는 살인마부터 조선족 밀항자, 조직 보스, 첩보원과 앵커 등 다양한 작품에서 극과 극 캐릭터를 소화했다. 매 작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몰입도를 책임지는 배우가 바로 하정우다.
특히 전작인 '더 테러 라이브'에서는 원맨쇼에 가까운 배역을 소화했다. 한정된 공간인 스튜디오에서 테러범과 홀로 사투를 벌이는 윤영화 앵커 역을 맡아 손에 땀을 쥐는 긴박감을 선사했다. 물론 김병우 감독의 연출력과 97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도 한몫했지만, 하정우였기에 가능했다.
이번엔 강동원이다. 강동원은 백성의 적 조윤 역을 맡았다. 관과 결탁해 악랄한 수법으로 백성을 수탈하며 땅 귀신이라는 악명을 얻는 악인이다. 하지만 사연이 있는 악인이다. 서출로 아비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는 슬픔을 간직하고 있다. 이런 조윤은 강동원에 의해 태어났다. 악인이지만 관객들의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군도'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강동원의 악역 도전이 꼽히기도 했다. 잘생기고 고운 외모는 악인을 악인처럼 보이지 않게, 연민을 갖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군도'에서 강동원은 자신의 외모가 아닌, 뛰어난 캐릭터 몰입과 표현력으로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또 강동원이 캐릭터를 완벽하게 만든 것이 있다. 바로 검술 액션이다. 조윤은 19세에 조선 천지에 당할 자가 없는 최고의 무관이 된 실력을 갖춘 인물이다. 수많은 군도 무리와 대결을 벌여도 밀려서는 안됐다. 강동원도 키에서는 밀리지 않았지만 군도 무리인 하정우를 비롯해 마동석 등은 강동원을 자칫하면 왜소하게 만들 수 있는 비주얼을 지녔다.
이를 이겨내기 위해 강동원은 "나 자신이 검의 달인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영화를 보면 강동원이 왜 힘을 그리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으며, 8번의 베기 동작을 하루에도 몇 백번씩 연습했는지를 알게 한다.
강동원이 '군도'에서 입은 의상은 어떤 검술도 부드럽게 만든다. 유하게 흘러내리는 도포는 강한 힘을 가진 액션임에도 불구하고 춤을 추듯 부드러워보이게 한다. 이런 강동원의 노력으로 보다 절도 있는 검술을 완성시켰다.
프로의 세계에서 배려와 보답이라는 말이 우습게 보일지 모르지만, '군도' 속 그들의 모습은 이런 것이 없었다면 만들어내기 힘들었다. 하정우는 자신에게 집중이 될 때는 100% 몰입하게 했고, 긴장이 덜 풀린 강동원에게도 힘을 실어줬다. 이것이 하정우의 힘이고, 강동원의 힘이다.
이런 하정우와 강동원이 만났다. 노련한 하정우와 연습벌레 강동원의 만남은 상상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하정우는 복귀작에서 다소 긴장할 수 있는 강동원을 편안하게, 마음껏 뛰어 놀 수 있게 만들어줬고, 강동원은 연습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 액션으로 하정우의 배려에 보답했다.
한편 '군도: 민란의 시대'는 조선 후기,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망할 세상을 통쾌하게 뒤집는 의적들의 액션 활극으로 하정우, 강동원, 이성민, 조진웅, 마동석, 윤지혜, 정만식, 김성균, 김재영, 이경영 등이 출연했다. 오는 23일 개봉.
[영화 '군도' 포스터. 사진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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