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한국형 비디오 판독'을 두고 벌써부터 시끄럽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후반기부터 심판합의판정제도(이하 합의판정)를 시행하고 있다. 감독이 요청할 경우 TV 중계화면을 활용하여 실시할 수 있다.
합의판정 대상은 홈런·파울에 대한 판정, 외야타구의 페어·파울, 포스, 태그플레이에서의 아웃·세이프, 야수(파울팁 포함)의 포구, 몸에 맞는 공 등 5가지다.
합의판정은 감독만이 신청할 수 있고 이닝 도중일 경우 심판판정 후 30초 이내에 판정을 내린 심판에게 신청해야 하고 경기가 종료되는 아웃카운트와 이닝의 3번째 아웃카운트에 대해서는 판정 후 10초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
양상문 LG 감독은 지난 24일 광주 KIA전에서 6회초 2사 1루서 브래드 스나이더의 2루 도루가 아웃으로 판정되자 합의판정을 신청했다. 판독 결과는 아웃이었다.
당시 양 감독은 리플레이 화면 등은 전혀 보지 못하고 덕아웃에서 순간적으로 판단한 뒤 합의판정을 신청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였기에 10초 이내에 신청을 해야 했다.
양 감독은 25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양 감독은 "순간적으로 스나이더의 발이 먼저 들어갔다고 봤다. 또한 태그가 엉덩이 부근에 이뤄졌다. 우리 팀이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라 판독을 요청했다"라고 합의판정을 신청한 이유를 밝히면서 "번복이 되든 안 되든 순간에 판단해서 나가야 한다. 만약 합의판정제가 없었으면 못 나갔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KBO는 지난 2009년부터 덕아웃 내 전자기기 설치를 금지했다. 이 규정은 그대로이기에 벤치에서는 오직 순간적인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또한 신청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아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롯데는 후반기 돌입을 앞두고 사직구장 덕아웃와 라커룸 사이에 TV를 설치했지만 KBO는 규정을 들어 시청을 금지했다.
같은 날 잠실구장에서 LG전을 준비하던 김시진 롯데 감독은 "KBO에서는 분명히 공정성을 가리기 위해서 합의판정제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서로 화면을 공유를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감독은 "이닝 중간에는 몰라도 2아웃일 때는 절대 확인할 수 없다. TV를 통해 리플레이는 분명 나갈텐데 '벤치에서 뭐했나'고 지적할 것이다. 심판들은 편해졌지만 우리는 힘들어졌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쯤에서 합의판정제의 진정한 취지를 생각해 볼만 하다. 결국엔 공정하고 올바른 판정을 하기 위해서다. 심판이 그라운드에서도 판단하기 어려운데 그보다 더 떨어져 있는 벤치에서는 '매의 눈'을 갖지 않은 이상 오심 여부를 100% 확신할 수 있을까.
경기를 하다보면 애매한 판정이 나올 수 있다. 심판도 사람이기에. 그것은 팬들도 다 이해를 한다. 하지만 올바른 판정을 하려는 취지를 되새긴다면 벤치에서 명확히 '그 순간'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는 줘야하지 않을까.
[김시진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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