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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KBS 2TV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가 끝난 뒤, 약 1년 10개월 만의 복귀. 그 시간동안 배우 박시연(35)은 지루한 공방을 벌였고, 자숙의 시간을 가졌고, 무엇보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오는 9월 방송 예정인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새 드라마 '최고의 결혼'을 통한 브라운관 복귀가 결정된 뒤 진행된 인터뷰에서 박시연은 팬들을 향한 사과와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 그리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오기까지 가졌던 고민에 대해 털어놨다.
"예전엔 잠을 못 잘 정도로 긴장을 심하게 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이번 첫 촬영 전날에는 잠을 설치게 되더라고요. 복귀…. '어떻게 결정을 해야 하나?'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지금이 맞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런데 제가 연기를 그만두는 게 아닌 이상에는 언젠가 복귀를 해야 한다고 생각 했고, '최고의 결혼' 출연 제안을 받고 시나리오를 미리 읽으며 '내가 이 드라마를 놓치면 후회 할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됐어요. 또 아이도 생겼으니까…. 훗날 아이가 '엄마의 대표작은 뭐야?'라고 물었을 때 할 수 있는 답도 만들고 싶어졌고요."
박시연의 말투는 차분했다. 그녀의 말처럼 박시연은 지난해 9월 딸을 낳았고, 엄마가 됐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험한 시기를 보내던 그 때, 선물처럼 태어난 아기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솔직히 임신을 했을 때도, 그리고 막상 아기가 태어났을 때도 제대로 실감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태어난 지 9개월이 되고, 딸이 '엄마'라는 웅얼거림을 하기 시작하니 아무것도 못하는 상태로 온전히 나에게만 의지하는 존재가 생겼다는 사실이 제대로 다가오더라고요. 그러면서 아이가 컸을 때 '엄마가 이런 연기를 했어'라는 말도 해주고 싶어졌어요. 일에 대한 책임감도 더 커졌고요. 또 제가 친구가 많은 편은 아니거든요. 그러다보니 가족이 누구보다 더 큰 힘이 되어줬어요. 그 누구도, 심지어 시부모님도 '어떻게 된 거야?'라고 단 한 번 묻지 않았어요. 그냥 그렇게 저를 믿어주셨어요. 일을 다시 시작하고 나니 남편이 '요즘 오랜만에 활기차게 일 하는 걸 보니 좋아 보인다'고 말을 해주더라고요. 응원이 큰 힘이 됐죠."
박시연에 관한 이야기가 언론지면을 채우는 동안, 그녀가 오랜 시간 앓아온 희귀병에 관한 이야기도 세상에 알려졌다. 현재의 건강을 묻지 않을 수 없었고, 그녀는 "많이 좋아졌어요. 어쩌면 평생 가지고 가야되는 것이니까…. 운동을 하며 이겨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라는 짧은 답을 내놨다.
가족에 관한 이야기가 마무리되자 대화는 다시 시작하는 그녀의 일, 연기에 관한 것으로 흘러갔다. '최고의 결혼'에서 박시연은 결혼은 하지 않은 채 아이를 낳아 기르는 비혼모 차기영 역을 맡았다. 앵커인 차기영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박시연은 아나운서로부터 발음 교육을 받는 등 열성을 다 하고 있다.
"(차기영은) 어두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비련의 여인이라기 보단 직접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사는 여자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선택으로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고, 그 과정에서 최고의 앵커 자리에서 바닥에 이르게 되는 인물이죠. 어쩌면 그런 면에 조금 더 정이 갔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차기영이 자신의 인생을 선택한 것처럼, 박시연은 복귀라는 선택을 통해 자신의 직업인 배우의 길을 다시 걷게 됐다. 선택의 결과로 다시 대중의 앞에 서게 된 박시연은 그동안 자신을 지켜봐 온 팬들을 향한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복귀라는 것에 대한 부담은 물론 있어요. 그런데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간절했죠. 현장에 가서 스태프와 회의를 하고, 감독에게 아이디어도 내고, 그 모든 게 너무나 간절했어요. 제가 한 실수에 대해서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각오도 하고 있어요.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는 것이니까. 죄송합니다. 제 실수로 너무 많은 것을 잃었고, 반성도 많이 했어요. 이후 시간 동안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결국은 앞으로 제가 더 잘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배우 박시연.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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