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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지상파 3사 일요일 저녁 예능프로그램의 방송시간이 200분을 돌파했다. 한 코너만 따져도 1시간 40분을 넘기도 해 웬만한 영화 한 편과 맞먹는다. 늘어난 방송시간의 원인으로는 시청률 경쟁이 지목되고 있다. 문제는 방송시간이 늘어나며 웃음이 증가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제작진과 시청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단 사실이다.
▲ '1년 사이에 40분 증가'
27일 3사 예능 중 MBC '일밤-아빠! 어디가?, 진짜사나이'가 가장 이른 오후 4시 7분 시작해 약 3시간 34분(214분) 방송됐다(이하 닐슨코리아 기준).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1박2일 시즌3'는 오후 4시 12분 시작해 약 3시간 24분(204분),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 런닝맨'은 4시 21분 시작해 약 3시간 18분(198분) 방송됐다.
지난 20일에는 '해피선데이'가 오후 4시 6분 가장 먼저 시작해 약 3시간 29분(209분) 방송됐으며, '일요일이 좋다'가 4시 17분 시작해 약 3시간 20분(200분) 방송, '일밤'이 4시 18분 시작해 약 3시간 19분(199분) 방송됐다.
1년 전과 비교해봐도 늘어난 방송시간이 크게 눈에 띈다. 지난해 7월 28일 '해피선데이'는 오후 4시 48분 시작해 약 2시간 48분(168분) 방송됐다. 같은 날 각각 '일밤'은 4시 54분 시작해 약 2시간 48분(168분), '일요일이 좋다'는 4시 52분 시작해 약 2시간 47분(167분) 방송됐다. 1년 만에 3사 예능 모두 방송시간이 40여 분 늘어난 것이다.
▲ '시대에 뒤처지는 꼼수 편성 지적'
이처럼 방송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건 시청률 때문이란 게 중론이다. 특히 먼저 방송을 시작해 시청자를 확보하려는 3사의 경쟁이 과열되며 3시간 이상 방송되는 결과를 낳았단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늘어난 방송시간이 재미의 증가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 시청자들은 "너무 길고 지루하다"며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시청률을 높이겠단 의도와 달리 도리어 시청자들이 지쳐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채널이 차별화되고 획기적인 아이템으로 예능을 선보이는 상황에서 지상파 3사가 방송시간을 늘려 시청자를 사로잡으려는 건 시대에 뒤처진 꼼수에 불과하다고 꼬집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또 촬영 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데 늘어난 방송시간에 맞춰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 제작진도 고충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개그맨 유재석은 MBC '무한도전'에서 "점점 방송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계속 이렇게 늘어나다 보면 시청자들이 볼 수 있는 재미의 밀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무한도전'의 확대 편성을 반대한 바 있다. '런닝맨'출연자이기도 한 유재석으로 최근의 일요일 예능 방송시간 확대와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다.
[MBC '일밤', KBS 2TV '해피선데이', SBS '일요일이 좋다'(위부터). 사진 = 공식홈페이지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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