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강산 기자] 정범모의, 정범모에 의한, 정범모를 위한 날이었다.
한화 이글스 포수 정범모는 31일 목동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8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 시즌 4호 스리런 홈런 포함 5타수 4안타 5타점 맹타로 팀의 9-8 승리를 이끌었다. 4안타는 지난 2012년 대전 LG전 3안타, 5타점은 지난해 4월 30일 대전 롯데전서 기록한 3타점을 뛰어넘은 개인 최다 기록으로 의미를 더했다. 시즌 타율도 종전 2할 2푼 9리에서 2할 5푼 2리까지 올라갔다.
정범모는 5월 13경기에서 3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리는 등 타율 3할 8리(39타수 12안타)로 좋은 타격감을 보였으나 6월 이후 32경기에서는 타율 2할 1푼 5리(65타수 14안타)로 기세가 한풀 꺾였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데뷔 후 한 경기 최다인 4안타 5타점을 폭발시켰다. 이 가운데 홈런 포함 2개가 적시타였다. 팀 승리를 이끈 일등공신이었다.
정범모의 방망이는 첫 타석부터 매섭게 돌아갔다. 팀이 1-0으로 앞선 2회초 1사 1, 2루 상황에서 넥센 선발 하영민의 초구 139km 한가운데 직구를 완벽하게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발사했다. 지난 5월 23일 잠실 두산전 이후 69일 만에 터진 한 방이었다.
4회초 2번? 타석서 유격수 뜬공으로 한숨을 고른 정범모는 3번째 타석부터 다시 한 번 불을 붙였다.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뽑아냈다. 비록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정범모의 뜨거운 타격감을 엿볼 수 있던 대목이었다. 잘 갖다 맞힌 라인드라이브성 타구의 질은 매우 훌륭했다.
4-4의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7회초. 정범모가 또 한 번 일을 냈다. 2사 만루 기회에서 넥센 한현희의 2구째를 공략했고, 타구는 넥센 2루수 서건창의 다이빙을 피해 외야로 빠져나갔다. 주자 2명이 홈을 밟아 한화가 6-4로 리드를 잡은 순간이었다.
7회말에는 한층 향상된 도루저지 능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선두타자 서건창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도루를 시도했으나 정범모의 총알 송구에 태그아웃됐다. 곧바로 후속타자 이성열의 우월 솔로 홈런이 터졌다. 정범모의 도루저지가 아니었다면 곧바로 동점이 될 뻔한 상황이었다. 한화는 이후 1사 2, 3루 대위기를 맞았지만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정범모의 공이 상당했다.
이후 한화는 8회초 터진 펠릭스 피에의 쐐기 3점포로 9-5까지 달아났다. 추가 실점 없이 7회를 막아낸 효과는 대단했다. 9회초 또 한 번 타격 기회를 잡은 정범모는 넥센 마정길의 3구째를 공략해 좌중간 2루타를 만들어냈다. 넥센 외야수들의 느슨한 수비로 행운의 2루타가 만들어졌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안타와 타점을 모두 경신한 순간이다. 한화는 9회말 넥센에 3점을 내줬으나 동점, 역전 허용은 없었다.
팽팽하던 경기를 자신의 힘으로 이겨냈기에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야말로 '정범모 데이'였다.
[정범모가 2회초 스리런 홈런을 터트린 뒤 홈을 밟고 있다. 사진 = 목동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목동 =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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