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시도가 줄어든 건 사실이나 확실한 타이밍에 해서 성공률이 높은 것 같다."
한화 이글스 정근우는 지난달 30일 목동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전서 9년 연속 20도루 대기록을 세웠다.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기록이다. 한화 구단은 대기록을 기념하기 위한 상품을 출시했고, 팬들은 축하 화환을 보냈다. 데뷔 2년째인 2006년 45도루를 기록한 이후 올해까지 매년 20차례 이상 베이스를 훔친 정근우. 시간이 지나도 '날쌘돌이' 이미지는 변하지 않는다.
정근우는 전날(7월 31일) 목동 넥센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대기록 달성 소감을 밝혔다. "기분 좋은 일이다"고 운을 뗀 정근우는 "솔직히 시즌 시작 전부터 9년 연속 20도루는 목표로 잡고 시작했다. 축하 전화도 많이 받았는데, 아내가 많이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전부터 목표로 설정한 기록인데 프로야구 최초라서 의미가 있다. 간절함으로 이뤄낸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홈경기에서 기록 달성하고 싶은 욕심이 컸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이뤄져서 다행이다"며 "베이스에 손 닿는 순간 울컥했다. KBO 최초 기록을 달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수록 주력은 떨어지게 마련. 실제로 정근우의 도루 시도 횟수는 한 시즌 최다인 53도루를 기록한 2009년(66회) 이후 감소한 게 사실이다. 풀타임 첫해인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간 235회 시도, 2010년부터 올해까지는 125회가 전부다.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정근우는 견제 능력 향상을 이유로 꼽았다.
"5~6년 전보다 투수들의 퀵모션이 빨라졌고, 포수들의 어깨도 좋아졌다. 지금은 상대 팀이 도루 수비에도 많이 신경 쓴다. 요즘은 투수들의 퀵모션이 1.1초~1.3초대로 빨라졌다. 외국인 투수를 데려올 때도 퀵모션을 중요시한다. 또 요즘은 만만히 볼 수 있는 포수가 없다. 견제 능력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이전에는 겁 없이 뛰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많다."
정근우는 올해 도루 21개를 기록하면서 실패가 단 2회뿐이다. 성공률이 무려 91.3%에 달한다. 지난해까지 한화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뛰는 야구'를 책임지고 있다. 정근우는 높은 성공률과 9년간 꾸준히 20도루 이상 해낸 비결로 '타이밍'을 꼽았다.
정근우는 "시도가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확실한 타이밍에 해서 성공률이 높은 것 같다"며 "사실 20도루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9년간 20개씩만 해도 180개다. 지나고 보니 큰 부상 없이 꾸준히 했다는 생각에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도루는 1점 승부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항상 20개는 채운다는 목표로 뛴다. 언젠가는 끊기겠지만 기회가 되면 계속하고 싶다. 2~3년은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팀 성적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최하위(9위)에 처진 팀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할 리 없다. 정근우는 "다들 최하위에서 벗어나자는 마음이 강하다. 승차도 크지 않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겠다. 잘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화 이글스 정근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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