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에게 19타수 무안타의 침묵을 깬 소감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값진 한 방으로 팀 승리를 이끌고도 "아직 40경기 이상 남았으니 남은 시즌 잘 치르겠다"고 말했다. 프로다운 책임감이다.
피에는 전날(7월 31일) 목동 넥센전서 5타수 1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이날의 유일한 안타는 6-5로 앞선 8회초 터트린 시즌 11호 스리런 홈런. 19타수 무안타의 침묵을 깨트린 천금 같은 한 방이었다. 한화는 피에의 쐐기포에 힘입어 9-8 한 점 차로 승리, 3연패에서 벗어났다.
피에는 지난달 25일 KIA전까지 7월 14경기에서 4할 2푼 1리(57타수 24안타)의 고타율을 자랑했다. NC와의 홈 3연전서 모두 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을 뽐냈다. 그런데 26일 KIA전부터 30일 넥센전까지 3경기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다. 전날도 4번째 타석까지 안타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그러던 그가 결정적인 홈런으로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넥센 마정길의 118km짜리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를 완벽하게 잡아당겨 만든 홈런. 타율 4할 9푼 5리(44타수 18안타) 4홈런 12타점으로 언더투수에게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피에는 경기 직후 "팀 승리를 이끈 결정적 홈런을 쳐서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먼저 밝혔다.
3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피에는 "슬럼프는 흔히 있는 일이다(It does happen)"라며 "20타수 무안타라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끝까지 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새로운 마음으로 뛴다. 아직 40경기 이상 남았다. 남은 시즌 잘 치러야 한다"고 말하는 피에의 두 눈은 반짝반짝 빛났다.
피에의 올 시즌 성적은 82경기 타율 3할 2푼 7리(318타수 104안타) 11홈런 66타점, 출루율 3할 6푼 9리. 득점권 타율도 3할 1푼 8리(110타수 35안타)로 준수하다. 특히 만루 상황에서 13타수 7안타로 해결사 본능을 발휘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3월부터 월간 타율 3할 밑으로 내려간 적이 한 번도 없다.
피에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당시 인터뷰에서 "그라운드에서 열정을 다해 야구하겠다. 나는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해 뛰는 선수"라고 말했다. 허언이 아니었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묻어나는 피에의 근성은 팬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7월 막판 찾아온 슬럼프를 마지막 타석에서 극복해냈다. 피에가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한화 이글스 펠릭스 피에.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