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빅딜은 없었다.
프로야구 트레이드 마감시한인 7월 31일 밤 12시까지 소문만 무성했을뿐 어떠한 움직임도 없었다. 올 시즌 트레이드는 단 2건으로 마무리됐다. 메이저리그(ML)에서 최정상급 선발투수인 데이비드 프라이스가 탬파베이에서 디트로이트로, 존 레스터가 보스턴에서 오클랜드로 이적하는 등 대형 트레이드 소식이 연이어 터진 것과 대조된다.
올 시즌 1호 트레이드는 지난 4월 10일.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가 'BK' 김병현과 신인 김영광을 맞바꾼 것. 그리고 지난 6월 3일 한화 이글스가 SK 와이번스로부터 포수 조인성을 받아들이고 내야수 이대수와 외야수 김강석을 내주는 1대2 트레이드를 단행한 게 전부다. 이후에는 어떤 움직임도 없었다. 트레이드 마감시한 당일에도 조용했다.
지난 2012년부터 마감시한 직전 긴박하게 성사된 트레이드는 없었다. 2011년 7월 31일 넥센과 LG가 각각 투수 송신영과 김성현, 박병호와 심수창을 맞바꾼 게 가장 최근의 일. 송신영은 한화와 NC를 거쳐 넥센으로 유턴했고, '미완의 대가'였던 박병호는 넥센 이적 직후 51경기에서 12홈런을 몰아치며 데뷔 첫 두자릿수 홈런을 때려내더니 지난 2년 연속 홈런-타점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올해도 1일 현재 33홈런으로 이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대표적인 트레이드 모범사례.
2010년에는 7월 28일 LG가 내야수 최동수와 권용관, 외야수 안치용과 우완투수 이재영을 SK로 보내고 우완 사이드암 박현준과 김선규, 포수 윤요섭(당시 윤상균)을 받는 4대3 트레이드를 단행한 바 있다. 마감시한을 3일 앞두고 터진 대규모 트레이드였다. 양 팀의 잠실 3연전 2번째 맞대결을 앞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었는데, 트레이드를 통보 받은 선수들은 당일 경기에 유니폼만 바꿔 입고 나섰다. 이 소식을 모르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올해는 마감시한은 물론 시즌 중에도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빅딜'이 성사되진 않았다. 2012년에는 7월 9일 넥센과 두산이 오재일과 이성열을 맞바꿨고, 지난해 5월 6일에는 SK와 KIA가 외야수 김상현과 좌완투수 진해수, 우완투수 송은범과 사이드암 신승현을 맞트레이드해 야구 팬들을 들썩이게 한 바 있다. 그런데 올해 성사된 트레이드 2건은 모두 임팩트가 크지 않았다. 부족한 부분을 메우려는 성향이 강했다.
구단들이 트레이드에 유독 신중을 기하는 이유가 있다. 다른 팀으로 보낸 선수가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일례로 지난 2009년 LG는 KIA에 김상현과 박기남을 주고 우완투수 강철민을 영입했는데, 김상현은 그해 MVP까지 거머쥐며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박기남도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냈다. 반면 강철민은 이듬해인 2010년 3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5.40의 성적만 남긴 채 자취를 감췄다.
특히 4강을 노리는 롯데와 두산, LG의 움직임이 주목을 받았는데, 그 어떤 움직임도 없었다. 3개 팀 모두 특별한 변화 없이 남은 시즌을 치른다. LG가 외국인 타자 조쉬 벨을 브래드 스나이더로, 두산이 투수 크리스 볼스태드를 유니에스키 마야로 바꾼 것 뿐.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셈이다. 양상문 LG 감독은 지난 27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변화를 주는 것보다 하던 대로 끌고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별한 변화 없이 마감시한을 넘긴 프로야구 후반기 판도는 과연 어떻게 흘러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트레이드 모범사례인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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