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이너스', 우리가 기대했던 건 이런게 아닌데…

[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CJ E&M 박준수 PD의 신작인 케이블채널 엠넷 ‘엔터테이너스’가 베일을 벗었다. 그러나 기대 이하였다.

지난 31일 오후 엠넷 ‘엔터테이너스’(엔터스)가 첫 방송됐다. ‘엔터스’는 가요게 최고의 제작자를 꿈꾸는 야심가 윤종신이 현역 인기 아이돌 그룹 틴탑을 프로듀싱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프로그램이다. 리얼리티와 드라마의 경계를 넘나들며 가요계의 루머와 진실 사이를 그리는 ‘블랙드라마’다.

그러나 이날 모든 드라마의 첫 회가 그러하듯 ‘엔터스’ 역시 1회에서는 출연진의 캐릭터를 소개하고 앞으로 전개될 내용을 가볍게 설명하는데 그쳤다. 때문에 ‘음악의 신’이나 ‘방송의 적’에서 터졌던 큰 웃음은 없었다.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박 PD가 ‘냉면 바보’ 존박의 뒤를 이을 캐릭터로 백치미 김예림을 꼽았지만, 첫 회에선 돋보이지 않았다.

김예림이나 틴탑의 다소 어색한 연기력과 웅얼거리는 대사 처리는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하기도 했다. ‘방송의 적’이나 ‘음악의 신’에서도 연기력이 부족한 출연진은 있었지만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나 독특한 캐릭터로 커버돼 왔다. 그러나 이번엔 그러지도 못했다.

또 박 PD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 관계자들이 보고 찔릴 정도로 연예계 이면을 폭로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런 모습도 적절히 표현되지 못한게 사실이다. 심지어 엠넷은 보도자료를 통해 “첫 방송부터 가요계의 이슈들을 거침 없이 건드린다”고 홍보했지만 정작 방송에서는 그 어떤 것도 적나라하지 못했다. 단순히 음원 순위를 조작하는 현장을 보여주거나, 니엘이 술에 취해 한 여성 품에서 쓰러져 있는 사진이 보도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윤종신의 모습 등이 재미있게 그려졌다. 이런 과정은 대다수의 네티즌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라 새롭지는 않다.

다만 윤종신의 연기력과 깨알같은 드립은 확실히 시청자들이 눈도장을 찍었다. “용형 갈수록 더 용감해지네. 한주먹 거리도 안되는게”라며 욕을 하거나, 악날한 표정과 행동으로 야심 넘치는 프로듀서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또 카메오로 출연한 박혁권이 스타병에 걸려 거만하게 구는 모습도 웃음을 자아냈다. ‘엔터테이너스’ 출연자 중 유일한 연기자답게 자연스러운 연기로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엔터테이너스’ 첫회. 사진 = 엠넷 방송 캡처]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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