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어느 하나 뒤떨어지지 않는다.
김강민(SK 와이번스)은 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5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만루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6타점으로 활약했다.
2001년 프로 데뷔 이후 첫 만루홈런이자 6타점은 한 경기 최다 타점 기록이다. 또한 이 홈런으로 시즌 13호째를 기록, 기존 최다 홈런(2009년 12개) 역시 경신했다. 덕분에 김강민은 그동안 자신의 유일한 약점이었던 장타력까지 채우며 5툴 플레이어(타격 정확도, 파워, 빠른 발, 수비, 어깨)란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선수가 됐다.
▲ 공격보다는 수비로 강한 인상을 남긴 외야수
김강민은 2006년부터 1군에서 많은 경기에 뛰었다. 이후 2007~2009년까지 SK의 한국시리즈 우승 2번과 준우승 1번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하지만 '김강민'하면 떠오르는 것은 타격보다는 수비였다.
'짐승 수비'란 말이 왜 나왔는지를 증명했다. 어려운 타구를 빠른 타구 판단 능력을 바탕으로 잡아냈다. 여기에 강견을 바탕으로 상대 주자들의 움직임도 최대한 묶었다.
반면 타격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었다.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출전한 2007시즌 타율 .243를 기록했으며 2008년 .271, 2009년 .267에 머물렀다. 홈런과 도루 역시 매년 10개 안팎이었다.
첫 번째 전환점은 2010년. 그 해 김강민은 115경기에서 타율 .317를 기록하며 3할 타자가 됐다. 타점도 72점이나 됐으며 도루도 23개를 해냈다. 이후 2012년 .272, 2013년 .301, 그리고 올시즌 .313까지 2할대 중후반~3할대 초반을 유지하는 타자로 거듭났다.
▲ 2013년 후반기, 김강민의 장타력을 깨우다
김강민은 2013년, 최악의 시즌 출발을 보였다. 부상으로 인해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치르지 못한 탓에 시즌 초반 타율이 .042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안타도 잘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홈런이 나올리 없었다.
김강민은 그대로 주저 앉지 않았다. 후반기 대반전을 이뤄냈다. 전반기 홈런 1개에 그친 상황에서 후반기에만 9개 홈런을 몰아쳤다. 단 45경기에서 때린 것이다. 특히 8월 한 달간은 장타율 .698를 기록, 전체 타자 중 1위에 올랐다. 8월에 때린 23안타 중 홈런 5개, 2루타 6개로 장타 비중이 절반 가까이 됐다.
2013년 후반기가 김강민에게는 전환점이 됐다. 김강민은 "선수들은 자신들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잘 모른다"며 "나는 그동안 20개 홈런을 때려본 적도 없고 홈런이나 도루나 10개 안팎을 하는 선수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나도 홈런을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이 때릴 수도 있구나'라고 느꼈다"라며 "작년에 깨달은 부분이 올해도 어느 정도 잘 이어지는 것 같다. 홈런에 대해서 1차적인 목표는 한 시즌 최다 홈런을 깨는 것이었는데 잘돼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만족스러움을 나타냈다.
김강민은 타율 .313로 이 부문 28위에 올라 있는 가운데 장타율은 .517로 23위에 올라있다. 홈런 개수 자체는 13개로 아주 많은 편이 아니지만 2루타 부문에서는 24개로 10위에 올라있다.
장타력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1번 타자로 나오는 상황에서 도루까지 한 시즌 최다 기록을 넘어섰다. 기존 23개인 가운데 벌써 24개를 기록한 것. 놀라운 것은 성공률이다. 실패는 단 4개에 불과하다. 85.7%. 한 시즌 개인 최다 도루를 하겠다고 마음 먹은 것이 시즌 후반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실이 된 것이다.
이러한 활약 속 김강민은 1번 타자와 5번 타자 자리에 비슷한 비율로 출전해 어느 자리에서든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수비다. 빠른 포구 위치 선정과 강한 어깨는 예전 그대로다. 김강민은 1일 경기에서도 여러차례 호수비하며 선발 트래비스 밴와트를 도왔다.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장점은 그대로다. 이제 김강민은 수비에서도, 공격에서도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SK 김강민.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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