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거포 군단' 넥센이 마침내 '30홈런 듀오'를 배출했다. 이미 30홈런 고지를 밟은 박병호에 이어 강정호 역시 생애 첫 30홈런 타자로 발돋움한 것이다.
강정호는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1회초 코리 리오단을 상대로 좌월 투런포를 날려 시즌 30호 홈런을 터뜨렸다. 1997년 이종범에 이은 역대 2번째 30홈런 유격수로 거듭난 강정호는 이제 홈런 1개만 더 쏘아 올리면 역대 유격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한 팀에 30홈런 타자가 2명 이상 배출된 것은 2009년 KIA 이후 5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2009년 KIA는 김상현이 36홈런, 최희섭이 33홈런을 터뜨리며 '30홈런 듀오'를 배출했다.
한국프로야구 역사를 돌이켜보면 30홈런 듀오의 탄생은 그리 많지 않았다. 1997년 삼성 이승엽(32홈런)-양준혁(30홈런) 콤비가 역대 최초의 기록. 이어 절정의 타고투저였던 1999년에는 삼성 이승엽(54홈런)-찰스 스미스(40홈런), 한화 댄 로마이어(45홈런)-제이 데이비스(30홈런), 해태 트레이스 샌더스(40홈런)-홍현우(34홈런)-양준혁(32홈런), 롯데 펠릭스 호세(36홈런)-마해영(35홈런), 두산 타이론 우즈(34홈런)-심정수(31홈런) 등 5구단에서 30홈런 콤비가 탄생했다. 당시 30홈런 타자가 무려 13명에 이를 정도로 타자들의 방망이가 뜨거웠던 시절이었다.
곧이어 2000년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현대와 두산도 30홈런 듀오를 배출해냈다. 박경완(40홈런)-톰 퀸란(37홈런)-박재홍(32홈런) 3인방의 현대와 우즈(39홈런)-김동주(31홈런)가 있는 두산의 대결이었다.
이후 삼성이 '거포 군단'의 위력을 자랑했다. 특히 이승엽-마해영 듀오는 2001년부터 3년 연속 30홈런 콤비로 자리매김했다. 2001년 이승엽이 39홈런, 마해영이 30홈런을 쳤고 2002년에는 이승엽이 47홈런, 마해영이 33홈런을 날렸다. 2003년에는 초절정이었다. 이승엽이 56홈런으로 국민타자로 발돋움하자 마해영이 38홈런으로 커리어 하이를 작성하고 양준혁도 33홈런을 터뜨려 한 팀에 홈런 순위 1,3,5위가 한꺼번에 존재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다음해인 2004년 SK가 박경완(34홈런)-이호준(30홈런) 듀오를 배출한 뒤 한국프로야구는 거포 기근에 시달리다 2009년 CK포의 등장으로 시원한 홈런쇼를 다시 구경할 수 있었다.
이제 박병호와 강정호는 또 하나의 도전에 나선다. 바로 1999년 이승엽-스미스 콤비 이후 첫 40홈런 듀오로의 발돋움이다. 지금껏 넥센은 91경기를 치렀고 산술적으로 박병호는 46.4개, 강정호는 42.2개가 가능하다. 물론 시즌 막판에 다가설수록 산술적 계산은 무의미해진다. 체력이 점점 떨어지는데다 넥센은 가을야구를 준비해야 하는 팀이라 페이스 조절 역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미 박병호는 3년 연속 30홈런이란 흔치 않은 기록을 세웠고 강정호는 체력 소모가 큰 유격수로서 30홈런을 터뜨린 자체가 금자탑을 세운 것이나 다름 없다. 과연 이들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두 선수의 홈런 레이스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 주목된다.
[박병호(왼쪽)와 강정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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