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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이석훈 감독이 다시 유쾌한 영화로 관객들 곁을 찾았다. 영화 '해적:바다로 간 산적'을 선보이는 이석훈 감독이 130분의 러닝타임 내내 지루할 틈 없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드는 것.
영화 '해적:바다로 간 산적'은 조선 건국 보름 전 고래의 습격을 받아 국새가 사라진 전대미문의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찾는 해적과 산적, 그리고 개국세력이 벌이는 바다 위 통쾌한 대격전을 그린 액션 어드벤처 영화다.
이석훈 감독은 '방과 후 옥상', '두 얼굴의 여친', '댄싱퀸' 등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코미디감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코미디감이 더 극대화 됐다는 것. 코미디가 좋을 뿐 아니라 코미디와 다른 장르를 접목한 영화들을 선보이고 싶다는 이석훈 감독의 장점이자 강점이 잘 발휘된 영화가 바로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 아닐까 싶다.
이석훈 감독은 "코미디는 어렵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웃음은 대중적 코드이기 때문"이라며 "소수의 분들이 좋아하는 코미디도 있지만 내가 하는 코미디는 다수가 즐거워하는 코미디다. 코미디는 감독의 특수한 감각으로 연출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일반인의 감에 가까워야 한다. 나도 그런 감으로 연출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자신의 장기인 코미디 외 또 다른 도전들을 감행했다. 첫 사극 그리고 첫 액션 영화를 연출했던 것. 하지만 영화 어디에서도 첫 도전이라는 낌새를 알아챌 수 없다.
이석훈 감독은 "정통 사극이었으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영화가 유쾌한 코믹 영화이기도 하고, 해적이 고증할 만한 것들이 많지 않다 보니 우리가 창조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그런 부분들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며 "아직 정통 사극은 잘 할 자신이 없다. 이 작품은 여러 요소들이 많이 있는 영화다 보니 내가 잘 할 수 있는 부분들도 있었고, 새롭게 도전해 볼 수 있는 요소도 있어 일을 하면서도 재미있고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한 가지 눈여겨 볼 점은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뭉쳤다는 점. 주연배우 김남길, 손예진 외 다른 영화에서 주연 자리를 꿰차는 배우들마저 탄탄한 조연으로 출연해 '해적:바다로 간 산적'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이석훈 감독은 "시나리오의 힘 때문에 함께해 준 것이 아닐까 싶다. 의욕을 가질 만한 배역이었다. 그런 것들이 시나리오에 잘 표현돼 있었다. 배우들이 연기하기에 작은 배역일 수도 있지만 다른 영화에서 주연배우로 출연하신 분들이 작은 역할임에도 맡아 줬다.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는데도 참여해 줬다. 많은 배우들이 '해적'을 일로서만 접근한 게 아닌 것 같다"며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석훈 감독의 단기 목표는 '해적:바다로 간 산적'의 손익분기점 돌파다. 영화를 숫자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라는 배에 함께 타고 있는 만큼 그들을 위해서는 흥행도 뒤따라야하기 때문이다.
이석훈 감독은 "현재 목표는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이다. 목표 돌파가 가장 큰 당면 과제다. 이 영화에 큰 돈을 투자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돈만 투자된 것이 아니고 수많은 사람들의 시간, 열정 등이 투자됐다. 그런 부분들을 만회하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일단 손익분기점을 돌파해야 다른 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다"며 "자신감이 넘칠 정도로 흡족한 건 아니다. 불안감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보신 분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아 다행이다. 고생한 많은 분들이 있으니 보람 있는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의 단기 목표가 '해적:바다로 간 산적'의 손익분기점 돌파라면, 장기 목표는 훗날 회고전을 열 수 있을 만한 감독이 되는 것이라고. 영화감독이 되기 전 평생 5편의 영화만 찍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나이가 들어 회고전을 하는 감독이 되고 싶다며 쑥스럽게 웃어 보였다.
이석훈 감독은 "처음 영화감독이 되기 전에는 5편의 영화를 꼭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찍는 것이 힘들기도 하고, 한 편만 찍고 사라지는 감독도 많지 않나. 그래서 대한민국에서 5편의 영화를 찍었다면 성공한 감독이라고 생각했고, 그 중 한 편 정도는 기억할 만한 작품을 남기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금 목표는 회고전을 갖는 감독"이라며 "뛰어난 작품 하나도 좋지만 다시 보여줄 수 있는 영화를 많이 찍은 감독이 되고 싶다. 나이가 많이 들었을 때 회고전을 하는 감독이 되면 영광스럽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석훈 감독은 관객들을 위한 당부 또한 잊지 않았다. 관객들이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해적:바다로 간 산적'과 함께 하길 바란 것.
이석훈 감독은 "최근 개봉하는 여러 작품 중 크게 기대를 안 한 작품이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다. (웃음) 그런 선입견 없이 굉장히 재미있고 할아버지와 손자, 조카와 삼촌, 부모와 자식이 같이 봐도 좋은 영화라 생각한다. 이번 시즌에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 우리 밖에 없다. 많은 분들이 봐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해적:바다로 간 산적'은 '두 얼굴의 여친', '댄싱퀸' 등의 메가폰을 잡은 이석훈 감독과 드라마 '추노', 영화 '7급 공무원' 등을 선보인 천성일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고래가 삼킨 국새를 찾기 위해 벌이는 조선 최강 도적들의 대격전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김남길, 손예진, 유해진, 이경영, 오달수, 김태우, 박철민, 신정근, 김원해, 조달환, 조희봉, 정성화, 설리, 이이경 등이 출연했으며 오는 6일 개봉된다.
[이석훈 감독.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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