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수비만 보면 믿을만한 수준이지.”
4일 잠실구장. 넥센과의 홈 경기를 앞두고 만난 LG 양상문 감독은 최근 주전 유격수로 나서는 황목치승을 칭찬했다. 최근 타격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오지환의 공백을 단순히 메우는 수준이 아니라, LG 전력의 또 다른 동력이 돼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 감독은 “공격에선 검증이 좀 더 필요하지만, 수비에선 지환이 백업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환이 이상으로 잠재력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황목치승은 이날 전까지 11경기에 나섰는데, 단 1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양 감독은 황목치승을 2군에서 1군으로 올릴 당시 “2군 코칭스태프의 평가가 좋았다”라고 했는데, 그건 수비였다. 1군서도 전혀 무리가 없는 수준의 매끄러운 수비력을 보여줬다. 4일 잠실 넥센전서도 2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한 황목치승은 안정적인 수비력이 돋보였다.
황목치승은 이날 타격에서도 좋은 모습이었다. 5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2회 첫 타석이 돋보였다. 넥센 선발투수 금민철의 제구가 급격하게 흔들린 상황. 2사 만루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득점에 성공한 LG. 확실한 한 방만 있다면 경기 흐름을 급격하게 LG로 끌어올 수 있었다. 그 결정타를 황목치승이 때렸다.
황목치승은 볼카운트 1B2S서 연이어 4차례 파울 커트를 해내며 금민철을 괴롭혔다. 결국 9구째에 깨끗한 2타점 중전적시타를 날려 2-1서 4-1로 달아나는 타점을 올렸다. 황목치승은 4회엔 2루수 병살타로 물러났으나 6회엔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3루 기습번트 안타를 절묘하게 만들어냈다. 3루수 송구실책을 유도해 2루까지 향했다.
양 감독은 “2군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는 사기진작 차원에서라도 1군에 올려놓는 것도 필요하다”라고 했다. 황목치승은 수 많은 퓨처스 선수들, 아니 퓨처스에도 진입하지 못하는 선수들의 희망이 됐다. 그는 올 시즌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에서 건너온 선수였다. 야구를 하고 싶어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일본에서 졸업한 뒤 한국으로 건너왔으나, 잘 풀리지 않았다. 결국 원더스에서 김성근 감독의 지도를 받아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그리고 퓨처스의 벽을 넘어 1군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그동안 고양 원더스에서 프로로 넘어오는 선수는 적지 않았다. 하지만, 고양 원더스 출신 선수가 프로 1군에서 성공한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황목치승이 바로 그 장벽 허물기에 도전한다. 아직 황목치승의 1군 성공 혹은 실패를 논하기엔 표본이 작다.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선수로 분류하는 게 옳다. 분명한 건, 황목치승이 한계를 뛰어넘어서 LG 주전유격수에 도전장을 던졌다는 점이다.
프로 1군 주전자리는 쉽게 꿰찰 수 있는 게 아니다. 양상문 감독은 황목치승에게 당분간 기회를 줄 참이다. 오지환이 복귀하면 백업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흐름이라면 쉽게 1군서 밀려날 것 같지도 않다. 황목치승의 진정한 도전이 시작됐다. 일단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양 감독의 눈도장을 받는 데는 성공했다.
[황목치승.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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