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강정호가 이종범을 넘었다.
넥센 강정호는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서 5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했다. 1-4로 뒤진 4회초 무사 1루 상황서 타석에 들어선 강정호. LG 선발투수 신정락에게 볼카운트 2B2S서 한 가운데로 몰리는 136km 직구를 공략했다. 낮게 비행하던 타구는 잠실구장 좌중간 담장을 살짝 넘겼다. 비거리 125m 투런홈런.
한국야구에 유격수 전설이 새롭게 탄생했다. 강정호가 주인공이다. 강정호는 한국야구 33년사 최초로 풀타임 유격수 31홈런을 기록했다. 강정호는 2일 잠실 LG전서 코리 리오단을 상대로 30홈런을 때리면서 1997년 이종범과 타이기록을 일궈냈다. 그리고 이날 2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면서 17년 묵은 이종범 기록을 깼다.
유격수의 30홈런. 의미가 대단하다. 유격수는 수비부담이 큰 포지션이다.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거포를 좀처럼 찾기 힘들다. 대부분 유격수는 하위타선에 위치한다. 그러나 강정호는 올 시즌 단 2경기에만 결장한 채 89경기에 출전했다. 대부분 5번타자로 들어서면서 중심타자로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강정호의 체력과 힘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방증이다.
강정호는 2012년과 2013년 25홈런과 22홈런으로 거포 유격수로서의 가능성을 드러냈다. 올 시즌 31홈런으로 역대 최고 유격수 홈런타자로 거듭났다. 강정호는 잔여 37경기서 충분히 10홈런 이상을 때릴 수 있는 페이스다. 유격수 40홈런은 전례가 없다. 역대 국내야구서 40홈런을 때린 한국인 타자도 단 5명에 불과하다. 1992년 장종훈, 1999년, 2002년, 2003년 이승엽, 2000년 박경완, 2002년, 2003년 심정수, 2010년 이대호. 이들 모두 1루수 혹은 외야수였다.
또한, 강정호는 현재 87타점을 기록 중인데 역대 유격수 최다 타점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역대 유격수 최다타점은 2003년 홍세완(100개)이었다. 14개 이상의 타점을 기록하는 건 지금의 강정호에겐 식은 죽 먹기. 유격수로서 30홈런-100타점 이상 거둘 경우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신기원을 이룩한다. 강정호는 타율도 3할을 훌쩍넘는 고타율. 전무후무한 유격수 3할-30홈런-100타점타자로 기록될 수도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와 일본야구서도 주전 유격수로서 30홈런을 날리는 선수가 거의 없다. 때문에 메이저리그와 일본야구 관계자는 일찌감치 강정호의 파워를 주목했다. 강정호는 지난 겨울 요코하마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등 해외에서도 기량을 인정받았다. 원래 수비범위도 넓고 어깨도 강했던 강정호는 풀타임 소화 초창기 타격에 집중하다 수비 불안도 드러냈고, 수비에 집중했을 경우 타석에서 부진했다.
그러나 이젠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면서 완벽한 공수겸장 유격수로 거듭났다. 개인 커리어 하이 시즌은 물론이고, 한국야구 유격수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강정호.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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