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절대 붙여놓지 않습니다.”
넥센 선발진은 밴헤켄-헨리 소사가 주축이다. 그리고 오재영 문성현 하영민이 뒤를 잇는다. 하영민이 내년 준비를 위해 시즌을 접은 상황. 5선발에 금민철 강윤구 김대우 등이 번갈아 투입될 수 있다. 좋은 원투펀치에 비해 토종 3~5선발이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타선 불펜 마무리 수비 등 어느 파트도 뒤처지지 않는 2위 넥센의 유일한 아킬레스건.
염경엽 감독은 나름대로 대안을 마련했다. 밴헤켄과 소사의 등판 간격을 최대한 벌리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5경기를 보면 밴헤켄은 7월 5일(KIA) 11일(NC) 16일(롯데) 27일(SK) 8월 2일(LG)에 선발 등판했다. 소사는 6월 22일(SK) 28일(두산) 7월 3일(롯데) 9일(한화) 29일(한화) 등판에 이어 5일(SK) 선발등판한다. 올 시즌 두 사람이 연이어 등판한 건 단 두 차례. 염 감독은 “로테이션상 두 사람의 일정이 붙을 수 있다. 그럴 땐 의도적으로 두 사람 사이에 다른 투수를 넣는다”라고 했다.
▲ 연패를 막자
장기레이스서 가장 중요한 건 연패를 피하는 것이다. 넥센의 경우 3~5선발이 약해 항상 연패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3~5선발이 연이어 등판해 부진한 투구를 할 경우 3연패를 당할 수 있다. 만약 밴헤켄과 소사를 선발로테이션 첫번째와 세번째에 전략적으로 배치할 경우 2연패가 최악의 상황이다. 밴헤켄과 소사를 붙일 경우 연승 가능성도 높아지지만, 그보다는 연패를 피할 확률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염 감독은 “밴헤켄과 소사를 붙이면 연패로 가게 돼 있다”라고 진단했다.
최근 나흘 휴식기, 장맛비 혹은 태풍으로 인한 우천취소로 선발로테이션 순서를 인위적으로 조정할 여유가 있다. 염 감독은 특정 투수에게 연이어 5일 로테이션을 적용시키는 것도 가급적 피한다. 결국 이런저런 이유로 떨어졌던 밴헤켄과 소사의 일정이 다시 붙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염 감독은 두 사람을 인위적으로 떼어놓는다. 넥센 선발로테이션상 9~10일 목동 삼성전서 밴헤켄과 소사가 연이어 나와야 하지만, 염 감독은 소사를 다음주로 돌리고 토종 투수 1명을 의도적으로 투입하겠다고 했다.
▲ 원활한 불펜운영
염 감독이 밴헤켄과 소사를 떼어놓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불펜 때문이다”라고 했다. 넥센 필승조는 조상우-한현희-손승락. 밴헤켄과 소사가 등판하는 날에는 필승조의 이닝 부담이 최소화된다. 염 감독은 밴헤켄과 소사가 기본적으로 7이닝 정도 소화하는 투수라고 계산을 끝낸 상태다. 반면 상대적으로 토종 3~5선발 투수들은 이닝소화능력이 떨어진다. 필승조 혹은 롱릴리프의 활용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밴헤켄과 소사가 붙어서 나올 경우 불펜진이 2~3일 연이어 많은 이닝 소화를 각오해야 한다. 그러나 밴헤켄과 소사가 떨어질 경우 불펜진도 한 숨을 돌릴 수 있다. 염 감독으로서도 불펜투수들에게 적절한 휴식을 부여할 수 있다. 감독들은 보통 선수보호 차원에서 불펜 투수의 연투를 사흘 이상 시키지 않는다. 2~3일 간격으로 이닝이터 선발투수가 등판할 때 불펜투수들을 적절히 관리한다는 게 염 감독의 원칙이다.
▲ LA 다저스 사례
넥센의 이런 마운드 운영방식은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비슷하다. 다저스는 현재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류현진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이 매우 탄탄하다. 그러나 4~5선발 조시 베켓과 댄 하렌이 불안하다. 1~3선발을 붙이고 4~5선발을 붙이면 당연히 2연패 위험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돈 매팅리 감독은 최근 류현진에게 의도적으로 하루 휴식을 더 부여한 대신 커쇼와 류현진 사이에 인위적으로 댄 하렌을 넣었다. 물론 두 사람이 똑같이 왼손선발이라는 것도 감안했지만, 연패 가능성을 체크하지 않았을 리 없다.
또한, LA 다저스 역시 불펜이 불안하기 때문에 매팅리 감독이 의도적으로 선발투수들의 등판 일정을 조정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커쇼, 그레인키, 류현진이 6~7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반면 배켓과 하렌의 경우 긴 이닝 소화가 쉽지 않다. 긴 이닝을 안정적으로 막아주는 커쇼, 그레인키, 류현진 등판을 최대한 떨어뜨려야 불펜 투수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LA 다저스가 불펜 아킬레스건에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달리는 이유다.
[밴헤켄(위), 소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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