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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느림의 미학이 되살아났다.
두산 유희관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르 세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서 선발등판했다. 7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볼넷 1실점을 기록한 유희관은 시즌 8승(7패)를 기록했다. 유희관은 6월 27일 넥센전(2이닝 2실점) 이후 6경기만에 승리를 따냈다. 또한, 7월 3일 KIA전(6이닝 3실점)이후 5경기만에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하며 오랜만에 제 몫을 했다. 올 시즌 6번째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 특급 퀼리티스타트. 유희관이 7이닝을 소화한 것도 6월 27일 이후 처음이었다.
유희관의 부진은 노경은에 가렸을 뿐, 장기화됐다. 기본적으로 유희관은 직구 최고구속이 130km 중반이기 때문에 제구 중요성이 다른 투수들보다 훨씬 크다. 그러나 투구 밸런스의 미세한 약점을 보완하지 못하면서 타자들을 확실하게 압도하는 맛이 사라졌다. 지난해보다 제구가 높게 형성돼 장타를 많이 얻어맞는 편이다.
이날은 달랐다. 1회 김주찬, 이대형, 브렛 필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2회 선두타자 나지완에게 1B2S서 4구 130m 직구를 던진 게 한 가운데로 몰리면서 선제 솔로포를 내줬다. 유희관으로선 이게 약이 됐다. 1사 후 안치홍에게 안타와 2루 도루를 내줬으나 김다원과 차일목을 범타와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추가실점을 하지 않았다.
유희관은 3회 김민우 김주찬 이대형을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4회에도 필과 나지완을 삼진 처리한 뒤 이범호를 3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유희관의 고비는 5회였다. 선두타자 안치홍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김다원에게 좌전안타를 얻어맞았고 차일목에게 희생번트를 내줘 1사 2,3루 위기. 김민우에게 3루수 강습타구를 유도해 홈으로 향한 안치홍을 잡아냈다. 김주찬도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실점하지 않았다.
유희관은 6회 2사 이후 나지완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으나 이범호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면서 실점을 막았다. 유희관은 7회에도 2사 이후 이성우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내줬으나 대타 박기남을 3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유희관은 8회 변진수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타선의 넉넉한 지원 덕분에 손쉽게 승리를 챙겼다.
유희관은 104개의 공을 던졌다. 스트라이크를 67개나 잡았다. 직구 37개, 커브 14개, 슬라이더 8개, 체인지업 45개를 던졌다. 직구 최고구속은 134km에 그쳤으나 커브를 102km까지 떨어뜨렸다. 기본적으로 직구와 체인지업의 절묘한 배합과 제구가 빼어났다. 또한, 직구보다 체인지업을 많이 구사할 정도로 변화구 제구가 뛰어났다. 완벽한 제구를 바탕으로 변화무쌍한 볼배합으로 승부하는 유희관 호투공식이 오랜만에 되살아났다.
느림의 미학. 유희관의 수식어였다. 그동안 미세하게 밸런스가 깨지면서 느림의 미학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 릴리스포인트의 문제, 상체에 많은 힘이 들어간 문제 등 송일수 감독은 그동안 유희관의 문제점을 다각도로 점검했다. 유희관이 완전히 되살아났다고 확언하긴 이르다. 다만, 이날 호투로 긴 부진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는 터닝포인트를 마련한 건 확실해 보인다.
[유희관.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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