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무너진 두산 선발진, 앞으로 어떻게 될까.
두산 선발진은 혼돈에 빠졌다. 완벽하게 무너졌다. 이탈자마저 2명(더스틴 니퍼트, 노경은)이나 발생했다. 다행히 전반기 막판과 후반기 초반 휴식기, 우천취소를 틈타 선발진을 정비할 여력이 생겼다. 4위 재진입을 위해선 결국 선발진 정상화 외엔 답이 없다. 타선과 수비는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선발진이 받쳐줄 경우 타선과 수비, 불펜이 뒷받침을 할 수 있는 구조다. 송일수 감독은 “아시안게임 휴식기 직전까지 승수를 최대한 많이 쌓아야 한다”라고 했다.
일단 5일 선발등판이 취소된 함덕주에겐 다시 선발기회가 돌아가지 않는다. 함덕주는 불펜으로 돌아갔다. 송일수 감독은 6일 잠실 넥센전서 유네스키 마야를 선발투수로 내세운다. 7일에는 김강률이 두 차례 선발취소를 딛고 마침내 5선발로 출격할 예정이다. 이후 휴식기를 보낸 뒤 다음주에는 노경은과 더스틴 니퍼트를 1군에 합류시키는 게 송 감독의 계획이다.
▲ 노경은-니퍼트 1군 조기합류
노경은은 7월 31일 부산 롯데전서 3⅓이닝 7실점(5자책)을 기록한 뒤 1군에서 말소됐다. 노경은은 두산 선발투수 중 부진이 가장 심각하다. 3승10패 평균자책점 8.47. 사실 일찌감치 선발로테이션서 빠져도 할말 없는 성적. 결국 송 감독은 4강다툼이 치열한 중요한 후반기 초반에 노경은을 2군에 내리는 결단을 내렸다.
그런데 송 감독은 노경은을 2군에 오래 머무르게 할 마음이 없다. “2군서 구원등판 한 차례로 점검을 한 뒤 열흘 이후 1군에 올리겠다”라고 했다. 노경은은 1군 말소시점 열흘 후인 12일 대전 한화전 선발로 나설 수 있다. 중요한 건 노경은이 단 열흘만에 그동안 보여준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느냐다. 상체중심의 투구로 밸런스가 흐트러졌다는 게 송 감독과 전문가들의 지적. 불펜에선 좋은 데 실전서 좋지 않은 악순환도 해결해야 한다. 노경은의 선발기용은 대체자원이 부족한 두산 마운드의 현실이지만, 현 시점에선 믿음이 많이 떨어진다.
니퍼트의 경우 두산으로선 한 숨 돌렸다. 그는 지난해에도 등 근육 통증으로 약 2개월간 쉬었다. 이번에는 지난해보다 상태가 좋다. 송 감독은 “부상이 아니라 피로가 쌓여서 열흘간 1군서 빼준 것”이라고 했다. 지난 4일 1군서 말소된 니퍼트는 15일 목동 넥센전부터 1군 등록 및 선발등판이 가능하다. 열흘간 쉬어가면서 재충전하게 됐다. 9~10일 경기가 없는 두산으로선 마야와 김강률의 선발기용으로 노경은과 니퍼트 대체자원이 필요하지 않다.
▲ 살아난 유희관과 지켜봐야 할 마야-김강률
이런 상황서 유희관이 호투했다. 5일 잠실 KIA전서 7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6월 27일 넥센전 이후 첫 승리. 유희관 특유의 호투공식이 재현됐다. 유희관은 그동안 릴리스포인트 문제로 공이 높게 형성됐다. 장타를 많이 맞았다. 그는 직구 최고 135km에 그친다. 때문에 제구 중요성이 높다. 그 경기서 제구가 안정된 게 고무적이었다. 그러자 우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달아나는 싱커 위력도 되살아났다. 관건은 역시 꾸준함. KIA전 좋은 감각을 다음등판으로 이어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마야와 김강률은 지켜봐야 할 카드. 마야는 1일 대전 한화전서 5이닝 7피안타 2볼넷 5탈삼진 4실점으로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 마이너리그 시절처럼 안정된 제구와 직구 완급조절도 돋보였다. 주자견제능력도 수준급. 다만 컷 패스트볼과 커브의 제구, 스트라이크 존 적응 등은 여전한 과제다. 김강률은 150km에 이르는 직구를 갖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제구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긴 이닝을 안정적으로 끌어간다는 믿음은 떨어진다.
▲ 향후 전망
주변환경의 도움으로 선발로테이션에 더 이상 물리적 구멍은 나지 않는다. 추가로 투수의 보직을 변경하거나 구성을 바꿀 일이 없다는 의미. 하지만, 니퍼트는 컨디션 회복, 유희관은 꾸준함, 노경은 마야 김강률은 선발투수로서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점검해야 한다. 때문에 여전히 두산 선발로테이션 안정감은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다만 송 감독은 “지금 선발투수들을 무리시키지 않으면 시즌 막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두산은 최근 연이은 우천취소로 리그서 가장 적은 87경기만을 소화했다. 선발진이 안정만 되면 많은 잔여경기는 역전 4강행의 동력이 될 수 있다. LG 양상문 감독도 “시즌 막판엔 순위가 결정된 팀이 느슨해지기 때문에 순위다툼을 하는 팀이 승수를 쌓기 쉽다”라고 진단한 적이 있다. 결국 선발투수들의 회복 여부와 정상궤도 진입 시점이 관건이다. 끝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두산은 4강다툼을 포기해야 한다.
[위에서부터 니퍼트, 노경은, 유희관, 김강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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