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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다른 개그 프로그램은 시청자 분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다보니까 소재의 한계를 느낀다. 그런데 '웃찾사'는 아직 보여줄 것들이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했던 것들을 다시 해도 잘 모른다. 이제 땅을 치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
7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웃찾사 전용관에서 열린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 기자간담회에서 개그맨 이동엽이 한 말이다. 이동엽은 "다른 것은 중요하지 않다. 금요일 밤 11시 20분에 한다는 것만 기자 분들이 알려달라. 다른 것은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가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웃찾사'가 간담회를 열게된 가장 큰 이유는 8일 첫 정규 방송을 앞두고 있는 유재석의 KBS 2TV '나는 남자다'를 의식해서였다. 이창태 PD는 "10년 전 '웃찾사'가 부흥기였던 2004년, 유재석의 '해피투게더'와 맞붙어서 우리가 이겼다. 그런데 10년 만에 새롭게 경쟁을 하게 됐다. 개그맨들은 전의가 불타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웃찾사'의 시작과 현재를 함께 하고 있는 이창태 PD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봐야 하는 이유가 좀 달라진 것 같다. 코미디가 웃기면 되지, 라는 생각으로 편안하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은 사회의 분노 지수가 많이 쌓여있다. 그냥 웃기기만 하면 안 되는 시대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세월호 참사 때처럼, 이제 막 웃길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어려워진 작업이 됐다"며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웃찾사'가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뒀던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웃찾사'는 반복되는 개그 패턴과 새로움이 없는 모습을 보였고 시청자들은 점차 이들을 외면했다. 하지만 지난 6개월 전부터 '웃찾사'는 새 판을 짰고 새롭게 달렸다. 물론 그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로 개그맨들이 한 달 동안 설 무대가 없어지기도 했지만 위기를 기회삼아 새로운 개그 코너들을 준비 중이다.
이창태 PD는 부진했던 '웃찾사'에 대해 "시대 정신을 읽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소홀함이 있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이 지속성이나 내부 교육의 체계성 등이 불완전하게 단절됐을 때가 있었다"며 "연출자 교체도 있었고 일관성, 연속성 등의 훼손이 있었다. 그렇다보니까 퐁당퐁당이 돼서 말라버린 샘물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를 이어가는 강물이 되려한다"며 포부를 덧붙였다.
이창태 PD가 바라는 것은 '웃찾사'의 부흥 뿐만이 아닌 전체 코미디 프로그램에 대한 부흥이었다. 이 PD는 "'대한민국이 다시 웃는 그 날까지'가 슬로건인데, 이뿐만 아니라 코미디가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는 것에 '웃찾사'가 일조를 했으면 좋겠다. 웃을 수 있는, 보다 편안한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고 전했고 이에 대해 출연 개그맨들은 모두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웃찾사'가 시대 정신을 반영한 건강한 웃음 코드로 2014년 위기의 대한민국을 웃게 할 수 있을까. '웃찾사' 이창태 PD가 밝힌 것처럼, '나는 남자다'를 이기는 것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대한민국의 웃음을 되찾는 일일 것이다.
'웃찾사'는 대한민국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세대와 계층을 뛰어넘는 다양한 웃음 코드를 통해 공감대를 일으키는 코미디를 추구하는 개그 프로그램이다.
한편 '웃찾사'는 '누명의 추억', '부산특별시', '우주스타 정재형', '체인지', '민폐남녀', 'LTE 뉴스', '짜이호', '아후쿵텡풍텡테', '성호야', '싸랑해요 꼬레아', '아저씨', '한잔하자' 등의 코너가 방송되고 있다. 매주 금요일 밤 11시 20분 방송된다.
[SBS '웃찾사' 출연개그맨(맨 위), '웃찾사' 코너, 이창태 PD(맨 아래). 사진 = SBS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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