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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황금연못' 나문희, "살아있을 때까지 연극 하고싶다" (인터뷰)

시간2014-08-08 09:32:19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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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드라마 및 영화는 물론 무대 위에서 이토록 활발하게 활동하는 여배우가 있을까. 배우 나문희(72)는 젊은 배우들도 지쳐 소화하지 못하는 스케줄을 거뜬히 소화해내며 때로는 엄마와 할머니, 때로는 사랑스러운 여인, 때로는 소녀처럼 대중을 만나고 있다.

현재 SBS 주말드라마 '기분좋은날'(극본 문희정 연출 홍성창)에서 이순옥 역을 맡은 나문희는 연극 '황금연못' 연습을 병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브라운관 및 스크린을 통해 대중과 친숙해지고 무대를 통해 배우로서 존재감을 더욱 빛내고 있는 배우 나문희를 만났다.

나문희가 출연하는 연극 '황금연못'은 꿈같은 청춘이 어느새 지나가고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 노만, 심리적 갈등을 느끼는 노만의 독설을 묵묵히 받아주며 그를 지탱해 주는 아내 에셀,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아 오랫동안 따로 살아온 고집쟁이 외동딸 첼시의 이야기를 그린다. 각기 다른 삶의 방식으로 살아온 인물들의 갈등과 해학 넘치는 대사를 통해 인생철학과 가족의 사랑을 말한다.

연극 '황금연못'에서 에셀 역을 맡은 나문희는 최근 진행된 연극 '황금연못' 인터뷰에서 "이순재, 신구 선생님 상대 역으로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을 했지만 어쩌면 내가 하고 싶은 역할이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우리 나라 엄마들이 아버지와 살면서 많이 겪는 삶의 안간힘 같은 것, 즐길 수 있는건 최대한으로 즐기려고 많이 참는 그런 엄마, 이 성격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며 "그걸 최대한 우리 나라 엄마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실에 빗대 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순재와는 지난 2006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 8년만에, 신구와는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된 나문희는 "신구 선생님하고는 처음이다. 항상 잘 한다 하고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간간히 같이 하게 됐다. 불편할지 몰라도 서로 노력해 하려고 한다"며 "저는 감히 불편하다기 보다 아무래도 갖고 있는 게 있으니까 아무래도 맞춰서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이순재 선생님 하고는 그냥 맞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이에 맞는 게 참 중요하다. '황금연못'은 심리적인 게 많아 그게 잘 살아야 극의 완성도가 좀 더 높아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 나문희는 노부부의 이야기를 다루는 '황금연못'이 젊은 세대에게 어필될 수 있는 요인으로 친근감을 꼽았다. 그는 "친근감이 확 느껴졌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고 내 얘기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 남편도 딸과 갈등이 깊게 있었다"고 고백했다.

"여기서도 극적으로 누가 죽었다, 살았다까지는 아니지만 심리적인 걸로 꽤 깊이 들어간다. 그래서 그런 걸로 젊은 사람들에게 공감대가 많이 될 것 같다. 아버지하고의 관계도 더 한번 생각하게 될 것 같다. 그래서 공감대는 크게 걱정 안해도 될 것 같다."

앞서 나문희는 SBS '기분좋은날'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젊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덜 주고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면서 사회적으로도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배우로서 사회적으로 자신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와 관련, 나문희는 "'기분좋은날'에서는 내가 아프더라도 일상을 잃지 않고 의연하게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엄마들이 '저 할머니도 저렇게 하는데' 그런 것들을 느끼게 하고 싶다"며 "'황금연못' 역시 서양 작품이고 그러니까 감성이 우리보다 더 풍부하게 글로 나와 있다. 아름다운 건 상당히 아름답다고 하고 우리도 많이 긍정적이지만 에셀도 상당히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에셀은) 남편이 자꾸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하는걸 싫어한다. 에셀은 기왕이면 언제나 그냥 좋게 살다가 가는 그런 삶을 바라고 남편은 계속 죽음이 앞에 있다고 조바심을 느끼고 그런다"며 "에셀이 갖고 있는 현실을 말하자면 만족하면서 그걸 즐기고 그걸 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니까 무대에서도 역시 그렇게 해주면 관객들이 보고 그렇게 해야겠다고 많이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연기만 그냥 한다기보다 항상 사회적인 영향을 미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나 역시."

이어 나문희는 "아직도 무대 위에선 많이 떨린다. 젊었을 때 하고는 또 다른 책임감도 있다"며 "관객은 즐겁게 보지만 나는 현실적으로 전쟁에 들어가는 기분으로 한다"고 고백했다.

그렇다면 그런 긴장 속에서도 나문희가 꾸준히 연극 무대에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우선 다른 건, 드라마나 영화는 말하자면 카메라와 사랑을 해야 되는데 이 연극은 관객과 같이 호흡한다는게 너무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연극을 하면 발이 땅에 딱 잘 닿아야 한다. 그러려면 기운도 좋아야 하고 호흡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굉장히 힘이 든다. 다른 장르와 다르다. 힘이 그만큼 있어야 버틸 수 있다. 오랫동안 한 대본 갖고 두달쯤 연습을 하면 처음에는 땅에 잘 못 서겠고 상당히 어색하다. 드라마에서 사는 집이나, 연극에서 사는 집이나 같은데 무대에선 한 발 움직이는 게 어렵다. 근데 두달쯤 연습하다 보면 좀 된다. 관객들과 같이 호흡하다 보면 더 잘 된다. 그러면서 호흡과 힘이 많이 좋아진다. 일할 때 호흡을 많이 좋아하는데 그 부분을 연극에서 많이 해준다. 정말 살아있을 때까지 연극을 하고 싶다."

한편 연극 '황금연못'은 오는 9월 19일부터 11월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DCF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된다.

[배우 나문희.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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