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막장 극본 뛰어넘은 두 女優 특급 연기 호흡'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극본 김순옥 연출 백호민)의 인기가 뜨겁다. 답답한 전개와 뻔한 설정, 극단적 선악 구도 등이 '막장 드라마'로 지적 받고 있지만 10일 27.9%(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는 등 시청률은 치솟고 있다. 특히 주말극 1인자로 불리는 KBS 2TV 주말드라마보다 앞선 것은 물론 일요일 밤 인기 예능 KBS 2TV '개그콘서트'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가 거침없다. 이같은 '왔다! 장보리'의 인기 비결로 '막장 극본'을 뛰어넘는 배우 오연서(27), 이유리(34)의 연기력이 꼽히고 있다.
▲ '아따, 오연서 사투리 구수하네'
오연서가 연기하는 장보리는 어릴 적 친부모와 기억을 잃고 자라 계모 도혜옥(황영희)의 구박과 야욕에 사로잡힌 의붓언니 연민정(이유리)의 음모에 시달리는 인물이다. 갖은 역경에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한 일명 '캔디형 캐릭터'이며, 딸 장비단(김지영)을 향한 따뜻한 마음과 연인 이재화(김지훈)와는 티격태격하면서도 진실된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오연서에겐 데뷔 후 첫 타이틀롤로 극 초반 이른바 '뽀글머리'로 이미지를 파격 변신하며 남다른 의욕을 보여줬고, 경상도 출신인 데도 극 중 장보리의 능청스러운 전라도 사투리 연기를 맛깔스럽게 선보여 많은 시청자들이 실제 전라도 출신으로 착각할 정도다. 장비단, 이재화와의 장면에선 밝고 쾌활한 매력을 뽐내고 연민정과 대적하는 장면에선 뚝심 있는 성격을 표현하는 등 극을 자유자재로 이끌고 있다.
2002년 걸그룹 LUV로 연예계 데뷔한 오연서는 크게 주목 받지 못하고 그룹 해체의 시련을 겪었으며, 2003년 드라마 '성장드라마 반올림#1'에서 이옥림(고아라)의 언니 이예림 역으로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대왕세종', '돌아온 뚝배기', '거상 김만덕', '동이' 등에 출연했지만 대중의 눈에 띈 건 2012년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방말숙 역을 통해서다. 당시 밉지만은 않은 얌체 시누이 연기로 통통 튀는 매력을 보여줘 사랑 받았다. 이후 드라마 '오자룡이 간다'로 인기를 이어갔지만 '메디컬 탑팀'에선 저조한 시청률로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왔다! 장보리'의 성공을 견인하며 주연 배우로서의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
▲ '이유리 하면 악역! 악역하면 이유리!'
이유리가 연기하는 연민정은 극악무도한 여인이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 친모 도혜옥과 친딸 장비단을 차갑게 외면하고 버렸고, 장보리의 자리를 자신이 차지해놓고선 오히려 의기양양하며 갖은 음모를 계획해 장보리를 위기에 빠뜨린다. 악행을 저지르는 한편 자신의 비밀이 밝혀질까봐 전전긍긍하며 불안함에 떨고 있다.
이유리의 존재감이 여느 때보다 큰 작품이다. 장보리의 친모 인화(김혜옥)와 달리 모든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는 악역이라 대부분 갈등의 원인이 되는 캐릭터다. 악행을 일삼고도 도리어 떳떳해하며 더 사악한 음모를 꾸미는 장면에서 이유리가 보여주는 눈빛과 표정 연기는 섬뜩함이 느껴질 정도다. 속내를 숨기고 착한 척 가식적으로 행동하다가 한편에선 악행이 들통날 것이 두려워 초조해하는 연기는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탁월하다.
2001년 드라마 '학교4'로 데뷔한 이유리는 극 중 독특한 헤어스타일의 반항아 박서원 역으로 등장해 데뷔작부터 대중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드라마 '노란 손수건', '부모님 전상서', '사랑과 야망', '엄마가 뿔났다' 등의 대표작을 갖고 있으며 2011년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이미 황금란 역으로 실감나는 악역 연기를 보여준 바 있다. 또래 여배우들이 한 가지 이미지에 고착하는 것과 달리 선한 역할과 악역을 수시로 오가며 연기력을 뽐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맡은 캐릭터들이 주로 굴곡진 인생사를 지닌 경우가 많은데, 매 작품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 열정을 보여주고 있으며 격한 감정신도 시청자들에게 부담감 없이 전달하는 몰입도 높은 연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배우 오연서(왼쪽), 이유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