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패배하는 것을 잊은 채 14경기 연속 선발 승리 기록을 세운 앤디 밴헤켄의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밴헤켄(35·넥센 히어로즈)은 지난 13일 사직 롯데전에서 시즌 17승(4패)을 따내며 14경기 연속 선발승 행진을 이어갔다. 평균자책점은 3.21로 SK 김광현(3.11)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라있다. 현재 국내 프로야구 전체 투수 중 최고의 에이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밴헤켄은 이미 브랜든 나이트가 지난 2012년 세웠던 구단 최다승(16승) 기록은 뛰어넘었다. 앞으로 넥센의 남은 경기수를 고려했을 때 그의 올 시즌 남은 등판은 최대 6경기 정도. 지금의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지난 2007년 다니엘 리오스 이후 나오지 않았던 20승 달성도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지난 2012년부터 넥센에서 활약 중인 밴헤켄은 매 시즌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2012년 11승 8패 평균자책점 3.28을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12승 10패 평균자책점 3.73으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올 시즌은 아직 등판 경기가 많이 남아있지만 벌써 17승을 달성했다. 이 같은 그의 질주에는 이유가 있었다. 자신감과 승리에 대한 의지, 그리고 동료에 대한 배려심이다.
가장 먼저 밴헤켄은 자신의 기록이 본인의 능력만이 아닌 팀 동료들과 함께 거둔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14경기 연속 선발승 기록은 나 혼자가 아닌 팀 전체가 함께 이룬 것이고, 함께여서 할 수 있었다”며 “우리 팀 타선과 수비는 10점 만점에 10점을 받을 정도로 최고를 자랑한다. 구원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두 경기에서 내가 부진했지만 승리를 지켜준 구원 투수들 때문에 나도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 시즌 밴헤켄의 활약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그가 이미 국내에서 두 시즌을 뛰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것들이 상대 팀들에게 많이 읽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오히려 그는 더욱 좋은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호투 이유에 대해 밴헤켄은 “예전에는 포수 미트를 보고 공을 던졌지만 지금은 공을 더욱 낮게 제구하려 포수 발을 보고 던진다”며 “넥센 입단 후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올 시즌에는 규칙적으로 4~5일에 한 번씩 등판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없어 구속도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발 연속승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다만 승리하려는 의지는 가득 차 있다. 밴헤켄은 “기록은 신경 쓰지 않아 연속승 기록 달성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며 “하지만 남은 모든 경기를 이기고 싶다”고 말해 본인의 남은 시즌 목표를 드러냈다.
넥센 염경엽 감독도 밴헤켄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특히 그의 20승 달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염 감독은 “밴헤켄이 최근 2경기에서 승리는 따냈지만 모두 5이닝씩만 소화했고 5실점씩을 기록했다”며 “하지만 큰 걱정은 안 한다. 17승을 하면서 매번 투수가 좋을 수는 없다. 20승을 해도 어느 리그에서든지 투수가 항상 완벽하게 던질 수는 없지 않나. 수비나 주루, 공격 등 다른 것들이 함께 갖춰져야 20승 투수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밴헤켄이 나이트의 기록을 이미 뛰어 넘었고 올해는 타격이 더 활발한데도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내주고 있다. 만일 밴헤켄이 20승을 한다면 골든글러브는 무조건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에이스를 향한 칭찬과 기대를 아끼지 않았다.
유난히 타고투저 현상이 극심한 올 시즌, 밴헤켄의 끊임없는 질주는 그래서 더욱 눈부시다.
[앤디 밴헤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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