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메이저리그서 꾸준히 찾아옵니다.”
SK 김광현은 올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한다.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딸 경우 풀타임 7년을 채울 수 있다. SK 동의를 얻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입성 가능하다. SK의 입장은 시즌이 끝나면 정확하게 드러난다. 변수가 많다. 특히 SK가 생각하는 합당한 포스팅 금액이 있을 것이다. 현 시점에선 SK가 큰 꿈을 꾸는 김광현의 발목을 잡을 것 같지는 않다.
현재 김광현에 대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평가는 비교적 좋다고 알려졌다. 그들은 극동 담당자를 한국에 보내 김광현을 수년간 지켜봤다. SK 관계자는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이 올 시즌에도 꾸준히 찾아온다”라고 했다. 14일 인천 삼성전서 선발등판한 김광현을 체크하기 위해 애틀란타 클리블랜드 워싱턴 필라델피아 등이 문학구장에 스카우트를 보냈다. 김광현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도 꽤 많다. SK 관계자는 “볼티모어 보스턴 샌디에이고 탬파베이 등에서도 김광현을 보러왔었다”라고 했다.
▲ 김광현에 대한 ML의 평가는 이미 끝났다
과거 류현진과 오승환이 미국과 일본에 진출하기 직전에도 메이저리그, 일본구단 스카우트들이 꾸준히 한국을 찾았다. 당시 한 야구관계자는 “이 사람들이 현진이나 승환이를 몰라서 찾아왔겠나. 이미 평가가 끝났는데도 계속 찾아오는 것”이라고 했다. 그들은 왜 비싼 돈을 들여 류현진과 오승환을 따라다녔을까. 그는 “일상적인 체크를 하는 것이다. 몸 상태와 최근 컨디션을 데이터화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메이저리그, 일본 스카우트들은 치밀하다. 생각했던 것보다 그 선수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다 알고 있다. 김광현도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수년 전부터 류현진, 윤석민과 함께 김광현을 해외에 도전할만한 투수로 분류했다. 직접 김광현의 경쟁력을 확인했다. 그들 역시 김광현에 대한 장, 단점에 대한 파악은 이미 끝냈다. 지금은 김광현의 구위와 컨디션을 꾸준히 체크한다고 봐야 한다.
▲ 더 이상 ‘부활’이란 말을 꺼낼 필요는 없다
김광현은 올 시즌 11승7패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 중이다. 그는 2011년과 2012년 어깨 통증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 1군과 재활군을 오가면서 심신이 지쳤다. 그러나 2013년부터 지금까진 선발로테이션을 거른 적이 없다. 지난해 10승8패 평균자책점 4.47로 부활 가능성을 내비쳤고, 올 시즌엔 완벽하게 살아났다. 아프지 않고 내구성을 증명했다.
김광현이 부상과 부진으로 고생했을 때 일각에선 불투명한 전망을 내놨었다. 하지만, 김광현은 지난해와 올해 보란 듯이 재기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겐 이런 점이 오히려 플러스 요소가 될 수 있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투수라는 인상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참 험난한 무대다. 자신과의 싸움서 이겨내지 못하면 감당하기 힘든 곳이 메이저리그다. 그런 점에서 김광현에게 지난 2~3년은 소중한 경험이었다.
더 이상 부활이란 말을 꺼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김광현이 SK서 차지하는 비중과 아우라가 과거 2008년~2009년 수준으로 회복됐다. 올 시즌 성적만 봐도 토종 투수들 중에선 톱이다. 어깨 부상에서 완벽하게 벗어났고 150km대 강속구와 슬라이더에 커브와 투심패스트볼까지 장착했다. 다양한 래퍼토리를 바탕으로 경기운영능력도 한층 좋아졌다. 7년째 프로 밥을 먹으면서 많이 성숙해졌고 진화했다. 이런 점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 11피안타도 보약이다
사실 14일 삼성전은 김광현에겐 풀리지 않는 경기였다. 7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최근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그것도 4경기는 7이닝 2자책 이하 특급 퀄리티스타트를 해냈다. 하지만, 이날 그 과정은 험난했다. 무려 11개의 안타를 맞았다. 김광현이 올 시즌 10개 넘는 안타를 맞은 건 5월 18일 한화전(13피안타) 이후 두번째였다. 당시 김광현은 6⅔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심지어 10안타를 내줬던 6월 26일 KIA전서도 5이닝 6실점으로 패전투수였다.
이날 역시 결과는 패전. 하지만, 내용은 훨씬 좋았다. 11개의 안타를 맞고도 7이닝 2실점을 해냈다. 11개의 안타를 내줄 정도로 구위와 제구 모두 최상 수준은 아니었다. 직구 152km가 찍혔지만, 삼성 타자들이 정교하게 커트해냈다. 김광현은 이때 다양한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 삼성 타선을 요리했다. 그만큼 경기운영능력이 좋았다는 의미다.
매 경기 타자들을 완벽하게 묶을 수는 없다. 최상의 컨디션이 아닐 때 많은 이닝을 적은 실점으로 제어하는 것도 에이스의 덕목. 11안타를 맞았다고 해서 갑자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김광현에 대한 평가를 박하게 할 가능성은 없다. 평소의 김광현을 잘 안다면 그가 에이스가 아님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에게 색다른 모습을 어필했다. 결과적으로 이 역시 김광현에겐 보약이 됐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리허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김광현을 ‘긴 호흡’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광현(위, 아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가운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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