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위기의 팀을 확실히 구해냈다. 역시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는 더스틴 니퍼트였다.
니퍼트는 16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102구를 던지며 7안타 2볼넷을 내줬으나 삼진 6개를 곁들이며 1실점(비자책) 호투로 롯데 타선을 틀어막았다. 팀의 9-2 완승으로 시즌 10승(7패)째를 올린 니퍼트는 자신의 평균자책점도 종전 4.26에서 4.07로 크게 낮췄다. 또한 데뷔 첫해인 2011년 이후 4년 연속 10승으로 꾸준함을 입증했다. 이는 프로야구 역대 19번째 기록이다.
상황은 좋지 않았다. 앞에는 적이 있고, 뒤에는 강이 있었다. 그야말로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섰다. 이날 전까지 4위 롯데에 2경기 차 뒤져 있던 두산으로선 자칫 2경기 모두 내주기라도 한다면 4강 경쟁에서 밀려날 위험까지 안고 있었다. 하지만 두산에는 '에이스' 니퍼트가 있었다. 등 근육통으로 지난 4일 1군에서 말소된 뒤 12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그는 팀이 원하는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니퍼트는 1회초 2아웃을 잘 잡아낸 뒤 손아섭에 2루타, 최준석에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곧이어 박종윤을 땅볼로 유도했으나 2루수 오재원의 송구 실책이 겹쳐 2루 주자를 홈에 들여보내고 말았다. 계속된 2사 2, 3루 위기 상황에서는 황재균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 첫 이닝을 넘겼다.
2회에는 선두타자 장성우의 안타와 박기혁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를 맞았으나 하준호와 정훈을 나란히 뜬공으로 잡아 이닝을 마쳤다. 3회에는 2사 후 최준석에 우전 안타를 맞았으나 박종윤을 루킹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4회초 장성우의 볼넷과 하준호의 안타, 폭투까지 겹쳐 2사 2, 3루 위기에 몰렸으나 정훈을 129km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4회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장식했는데, 결정구는 149km, 150km 직구와 슬라이더였다. 5회에는 선두타자 전준우에 안타를 맞았으나 손아섭을 2루수 땅볼, 최준석을 5-4-3 병살타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감,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니퍼트는 선두타자 박종윤에 안타를 맞았으나 황재균을 6-3 병살타로 요리했고, 장성우도 중견수 뜬공으로 막고 이닝을 마쳤다. 6회까지 102구를 던진 니퍼트는 7회부터 오현택에 마운드를 넘기고 이날 등판을 마쳤다. 구위를 봤을 때 1이닝을 더 던질 법도 했지만 격차가 충분히 벌어져 있었고, 복귀전서 굳이 무리할 이유가 없었다. 이후 오현택과 이현승, 이용찬이 나머지 3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 니퍼트의 4년 연속 10승과 팀의 2연패 탈출을 도왔다.
니퍼트의 희생은 눈물겨울 정도다. 팀이 어려울 때면 구원 등판도 마다하지 않았다. 올해도 벌써 2차례나 불펜투구를 대신해 마운드에 올라 계투진의 과부하를 줄여줬다. 그뿐만 아니라 투수조를 불러모아 "요즘 상황이 어렵지만 지고 있더라도 마운드에서 고개 숙이지 말고 당당하자. 동료를 믿자"며 기운을 불어넣기도 했다. 실력뿐만 아니라 프로정신도 에이스급인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이날 복귀전에서는 모두의 우려를 불식시킨 호투로 위기의 팀을 구했다. 이것이 에이스 아닌가.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 사진 = 잠실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