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4년 연속 10승 투수로 우뚝 섰다. 한 팀에서 4년째 뛰며 이뤄낸 기록이라 가치를 더한다.
니퍼트는 16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102구를 던지며 7안타 2볼넷을 내줬으나 6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1실점(비자책) 호투를 선보였다. 팀의 9-2 완승에 큰 힘을 보탠 니퍼트는 시즌 10승(7패)째를 챙겼다. 데뷔 첫해인 2011년 15승, 2012년 11승, 지난해 12승을 따냈던 니퍼트가 4년 연속 10승 투수로 우뚝 선 것. 이는 프로야구 역대 19번째 기록이다.
니퍼트의 4년 연속 10승은 굉장한 의미가 있다. 외국인 선수가 한 팀에서 4년 연속 10승 이상 달성한 건 니퍼트가 처음이다.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6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따냈던 다니엘 리오스의 경우 KIA와 두산에서 각각 3시즌씩 뛰었다. '두산맨'으로 4년간 꾸준히 10승씩 올렸다는 점은 팀과 개인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니퍼트는 지난 3일 한화 이글스전서 6이닝 10피안타(1홈런) 6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고, 다음날(4일) 등 근육통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선발진의 기둥이 빠진 두산은 최근 10경기 2승 8패의 부진을 겪었다. 12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르는 니퍼트에 대한 기대는 무척 컸다. 특히 이번 2연전을 모두 내주기라도 한다면 4강권에서 단번에 밀려날 위기였기에, 니퍼트의 호투가 어느 때보다 절실했다.
에이스다운 호투였다. 최고 구속 155km 직구(48개)와 슬라이더(37개), 체인지업(14개), 커브(3개)를 섞어 던지며 롯데 타선을 공략했다. 직구에는 여전히 힘이 넘쳤고, 타이밍을 뺏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움직임도 일품이었다. 투구수 102개 중 스트라이크는 67개였다.
매회 주자를 내보내고도 실점을 단 한 점으로 막아낸 위기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1회초 2루수 오재원의 송구 실책으로 한 점을 내줬지만 이후 단 2차례만 득점권 출루를 허락하는 짠물투를 선보였다. 4회초 2사 2, 3루 위기 상황에서는 정훈을 129km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추격할 틈조차 주지 않았다. 송구 실책으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오재원을 위로하는 모습은 니퍼트의 '에이스 자격'을 증명하는 대목이었다.
91구를 던진 상황에서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구위는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150km대 빠른 공과 슬라이더의 움직임은 상대를 제압하기에 충분했다. 1이닝을 더 책임져도 문제없을 듯했다. 하지만 6점의 넉넉한 리드를 잡은 상황. 복귀전부터 무리할 필요는 없었다. 두산 벤치는 7회부터 니퍼트 대신 오현택을 마운드에 올렸고, 계투진이 3이닝을 1점만 주고 마무리했다. 4년 연속 10승과 함께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니퍼트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더스틴 니퍼트. 사진 = 잠실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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