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하던대로 해야죠.”
삼성과 LG의 처지는 완전히 다르다. 선두를 질주 중인 삼성은 사실상 정규시즌 4연패를 예약했다. 반대로 LG는 5위를 달린다. 치열한 4위다툼의 중심에 놓였다. 물론 두 팀 모두 치열하게 싸운다. 하지만, 삼성은 미래를 내다볼 약간의 여유가 있다. LG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싸우는 것 자체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4위싸움을 바라보는 류중일 감독과 양상문 감독의 시각은 비슷했다. 공교롭게도 삼성이 4위다툼의 캐스팅보트를 쥔 양상. 그런 삼성을 1경기라도 더 잡아야 4위싸움서 유리해지는 LG. 결론은 정공법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싸운다는, 프로의 지극히 당연한 마인드다. 물론 그 속엔 나름의 현실과 계산도 깔려있다.
▲ 4위 캐스팅보트 삼성, 오해받기 싫다
17일 현재 4위 롯데부터 8위 SK까지 2.5경기 차. 삼성은 4위 롯데와 3경기, 5위 LG와 4경기, 6위 두산과 5경기, 7위 KIA와 7경기, 8위 SK와 2경기를 남겨뒀다. 잔여 삼성전은 KIA가 가장 많고, SK가 가장 적다. 쉽게 말해서 KIA의 경우 삼성전서 고전할 경우 4위싸움을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 더구나 올 시즌 KIA는 삼성에 2승7패로 크게 뒤졌다. 이는 KIA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4위싸움을 하는 다른 팀들 역시 삼성전이 신경 쓰이는 건 마찬가지다.
시즌 막판에 들어서면서 4위 싸움이 극심해졌다. 4위 다툼중인 팀들은 상대가 선두 삼성이든, 최하위 한화든 무조건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다. 시즌 중반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삼성전 플랜을 상황에 맞게 설정할 여유가 있었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1경기라도 지면 순위가 급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서 삼성은 오해를 받기가 싫다. 삼성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뒤엔 여유 있는 경기운영을 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4위 다툼을 하는 팀들과 상대할 때 어느 팀엔 주전들을 상대적으로 덜 뺄 수도 있고, 또 어느 팀엔 주전들을 상대적으로 더 뺄 수도 있게 된다. 그런데 이게 4위 다툼 중인 팀들에겐 ‘특정팀 봐주기’를 한다는 오해로 이어질 수 있다. 류 감독은 “아시안게임 이후 일정을 봐야겠지만, 우승을 하더라도 마지막 경기까지 정상적으로 한다”라고 했다. 삼성 입장에서도 포스트시즌까지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선 정공법으로 꾸준히 나가는 게 좋다.
▲ 총력전의 현실과 한계
4위싸움 한 가운데에 있는 LG 양상문 감독은 결국 잔여경기도 하던대로 치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양 감독은 “총력전은 결국 선발투수를 빨리 빼고 구원투수들로 승부를 거는 것인데, 그게 장기레이스서 꼭 좋다고 할 수 없다”라고 했다. 보통 감독들은 선발투수가 조금 흔들려도 되도록 선발승 요건을 갖추게 한 뒤 강판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총력전서는 이를 의식하지 않고 선발투수를 빨리 뺄 수도 있다. 앞으로 4위다툼 중인 팀에 더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일 것이다.
하지만, 양 감독은 현실과 한계를 지적했다. “그렇게 하면 당장 1경기는 잡을 수 있어도, 다음 경기서 힘이 달린다”라고 했다. 내일이 없는 게 총력전이긴 하지만, 오늘 이겨도 내일 지면 결국 1승1패, 제자리걸음이다. 오히려 총력전 후유증으로 추후 패배가 늘어날 수도 있다. 때문에 양 감독은 하던대로, 다음 경기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현실적으로도 4위 다툼 중인 팀에 1경기에 모든 걸 거는 단기전식 총력전은 위험한 측면이 있다. 이 팀들이 4할대 승률인 건, 결국 마운드가 약하기 때문이다.
한편, 잔여경기의 수에 따라 4위싸움 중인 팀들의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잔여경기가 많이 남은 팀이 승수를 추가할 기회가 많기 때문에 결국 순위다툼서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류 감독은 “꼭 그렇지도 않다. 잔여경기가 적은 팀은 일정이 띄엄띄엄 이어지기 때문에 에이스를 집중적으로 기용할 수 있다”라고 했다. 에이스 활용 극대화로 승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의미. 물론 양 감독 논리에 따르면 이 역시 정공법에서 크게 어긋날 경우 부메랑이 될 수 있다.
[류중일 감독(위), 양상문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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