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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뜨거웠던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식기 마련이다. 1초라도 안 보면 죽을 것 같았던 연인도 어느새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원수 같은 사이가 되기도 한다. 이것이 현실이건만, 정작 이를 그대로 그린 드라마는 보기 힘들었다. 그런데 여기, 사랑을 경험해본 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공감할만한 이야기와 대사로 중무장한 다큐같은 로맨틱 코미디가 등장했다.
18일 첫 방송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연애의 발견'(극본 정현정 연출 김성윤) 1회에서는 쉴 새 없이 서로의 입술에 뽀뽀를 해대며 보란 듯이 사랑을 나누는 행복한 커플 한여름(정유미)과 강태하(문정혁)의 모습으로 시작을 알렸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두 사람은 연애 5년 만에 처음 만난 그곳에서 다시 이별을 맞아야 했다.
시간은 흘러 여름에게는 어느 새 남하진(성준)이라는 멋진 새 남자친구가 생겼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여름은 어느 날 자신 몰래 하진이 선을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현장을 급습하기 위해 쫓아간 호텔에서 전 남자친구 태하와 재회했다. 이 일로 휴대폰이 바뀐 두 사람은 그렇게 의도치 않게 시시때때로 연락을 주고 받기에 이르렀다.
결국 사건은 터지고 말았다. 술에 취한 여름이 태하에게 전화를 걸었고, 둘은 다시 만나게 됐다. 태하는 화장실이 급하다는 여름을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왔고, 여름은 길에서 주운 토끼를 씻겨주다 결국 옷을 모두 적시고 말았다. 잠시 과거의 감정을 떠올렸던 두 사람은 어느새 옷을 모두 벗고 함께 아침을 맞이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여름은 당황했지만, 그런 여름을 태하는 침대에서 흐뭇하게 지켜봤다.
'연애의 발견'은 첫 장면부터 쉴 틈 없이 제법 높은 수위의 장면과 대사들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판타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우연은 없었고 애틋함은 결코 길지 않았다. 또 100일을 기념해 여름이 호텔에 가자고 당돌하게 제안하는 모습이나,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호텔에 들어가기를 머뭇거리는 태하에게 여름이 "등신"이라는 욕설을 날리는 장면 등은 지상파 드라마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들이기도 했다.
특히 여름과 태하가 서로를 떠올리며 인터뷰를 하는 듯한 독특한 구성은 '연애의 발견'을 즐길 수 있는 주요 관전포인트였다. 여름은 "나쁜 놈, 지가 차인 줄도 몰라" "나는요, 그 남자 생각도 하기 싫어요" 등 태하에게 남은 앙금을 토해낸 반면, 태하는 "제가 차였다고 쳐요. 그게 뭐 중요한 거라고" "난 한 번쯤 (여름을) 만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결혼은 했나? 결혼 안 했으면 사랑하는 사람은 생겼나? 친구로 지낼 수도 있는 거고"라며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이는 현실 속에 존재하는 남녀간 극명한 생각의 차이를 고스란히 반영한 대사들이었다.
이날 첫 회에서는 키스 신과 베드 신이 셀 수 없이 등장했다. 그러나 결코 저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 부분이 로맨틱 코미디의 판타지를 멋스럽게 살린 부분이었다. 서로에 대한 마음이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예쁜 장면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이처럼 '연애의 발견'은 빠른 전개는 물론, 현실과 드라마의 적절한 조합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신개념 로맨틱 코미디의 등장을 알린 '연애의 발견'이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KBS 2TV 월화드라마 '연애의 발견' 1회 주요 장면. 사진 = KBS 방송 화면 캡처]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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