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국가대표 맞대결에서 이태양(한화 이글스)이 웃었다.
이태양과 김광현(SK 와이번스)은 나란히 22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SK전에 선발 등판, 각각 6⅔이닝 8피안타 3볼넷 1탈삼진 2실점(1자책), 5이닝 10피안타 3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한화의 8-3 승리로 경기가 마무리되면서 이태양은 시즌 6승째를 챙겼고, 김광현은 8패(11승)째를 당했다.
이날 이태양과 김광현의 맞대결은 국가대표 투수라는 점과 상대전적이 강한 둘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날 전까지 4위 두산에 각각 1.5경기, 5경기 차로 뒤져 있던 8위 SK와 9위 한화 모두 가장 믿을 만한 카드를 내보내며 필승 각오를 다졌다. 이태양은 최고 구속 146km 직구와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 등을 섞어 총 100구를 던졌고, 김광현은 최고 구속 150km 직구와 슬라이더에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115구를 던졌다.
이태양은 올 시즌 SK를 상대로 3경기에 등판,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93으로 잘 던졌다. 선발로 나선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고, 데뷔 첫 승 상대도 SK였다. 후반기 첫 3경기 부진을 겪었으나 지난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김광현도 한화전 2승 1패 평균자책점 2.18로 잘 던졌고, 특히 7월 이후 6경기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1.55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지난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 보니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1회부터 희비가 엇갈렸다. 이태양이 안타 하나만 내주고 첫 이닝을 넘긴 반면 김광현은 3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이만수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에이스가 등판하는 날은 무조건 선취점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시작부터 꼬여버린 것. 이는 경기 내내 SK를 괴롭혔다. 김광현은 5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고도 2점으로 선방했지만 타선이 8안타 2볼넷을 얻고도 단 한 점을 얻는 데 그쳤다. 김광현의 승리 요건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태양은 위기를 극복하면서 안정을 찾아 나갔다. 2-0으로 앞선 2회초 곧바로 실점하며 흔들렸다. 게다가 나주환의 빠른 타구를 발등 부위에 맞는 바람에 투구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태양은 꿋꿋했다. 야수들의 도움과 병살 유도로 4회와 5회 1사 1, 3루, 1사 1, 2루의 실점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6회에는 이날 첫 삼자범퇴를 기록하며 안정을 찾았다.
이태양은 7회초 선두타자 김성현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흔들리는 듯했으나 이명기를 중견수 뜬공, 조동화를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서서히 아웃카운트를 늘려 갔다. 투구수가 100개에 도달하자 정민철 투수코치는 지체없이 마운드에 올랐고, 안영명과 교체를 단행했다. 대전구장에 모인 한화 홈팬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팀 에이스에 대한 최고의 예우였다.
바뀐 투수 안영명이 후속타자 최정에 사구를 내준 뒤 이재원의 타구를 2루수 정근우가 놓치면서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이태양이 남겨놓은 주자까지 득점했지만 자책점은 아니었다. 이태양의 승리 요건 유지에는 어려움이 없었고, 자책점도 올라가지 않았다. 이후 한화 타선도 7회와 8회 2점씩을 보태면서 계투진에 숨쉴 공간이 생겼다. 경기가 한화의 8-3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이태양과 김광현의 희비는 또 한 번 엇갈렸다.
[이태양, 김광현(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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