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강산 기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라는 말이 딱 어울렸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크리스 옥스프링이 118구 역투에도 시즌 8승에 실패했다. 돌아온 건 시즌 6패째였다.
옥스프링은 23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118구를 던지며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종전 4.23에서 4.11로 낮췄다. 하지만 팀이 단 한 점도 얻지 못한 채 0-3으로 패하면서 시즌 6패(7승)째를 떠안은 옥스프링이다.
이날 옥스프링은 최고 구속 147km 직구(53개)와 커터(24개), 커브(22개), 너클볼(1개)로 LG 타선에 맞섰다. 타이밍을 뺏는 커브도 결정구로 재미를 봤다. 하지만 도움은 전무했다. 옥스프링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타선은 3안타 2볼넷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게다가 8회말 2아웃까지 단 한 명도 2루를 밟지 못했다. 득점 지원을 기대하기는 무리였다. 득점권 출루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애초부터 체급이 맞지 않는 미스매치가 됐다.
1회는 두고두고 아쉬웠다. 그것도 2사 후 실점이라 더욱 그랬다. 옥스프링은 2아웃을 잘 잡아놓고 후속타자 박용택에 볼넷, 이병규(7)에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얻어맞아 첫 실점했다. 박근영 3루심이 홈런 사인을 보냈으나 합의판정 결과 2루타로 번복된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후속타자 이진영은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아 첫 이닝을 넘겼다.
이후는 무척 순조로웠다. 2회를 삼진 하나 포함 삼자범퇴로 가볍게 넘긴 옥스프링은 3회초 정성훈에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추가 진루 없이 이닝을 마쳤다. 4회는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냈고, 5회초에는 2사 후 박경수에 안타를 맞았으나 정훈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6회에는 박용택의 안타와 이진영의 고의4구로 2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이날 2번째 득점권 출루 허용. 하지만 후속타자 브래드 스나이더를 풀카운트 끝에 2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6회까지 투구수는 104개.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옥스프링은 선두타자 오지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최경철과 박경수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결정구는 143km 직구와 120km 커브였다. 7회까지 무려 118구를 던진 옥스프링은 8회부터 김성배와 교체돼 이날 등판을 마쳤다.
승리투수는 물 건너간 상황. 패전이라도 면하면 다행이었다. 하지만 타선은 침묵했고,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김성배와 이명우가 추가 2실점하며 흐름이 완전히 넘어갔다. 그나마 8회말 2사 후 하준호의 2루타로 처음 득점권에 나간 게 다행이었다. 결국 롯데는 0-3으로 패해 5연패에 빠졌다. 옥스프링은 경기 전 "선발이 길게 버텨줘야 한다"고 강조했던 김시진 롯데 감독의 말을 그대로 실천에 옮겼다. 그러나 누구도 그를 지켜주지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 크리스 옥스프링.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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