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두산 좌완투수 유희관(28)이 불펜 난조에 눈물을 흘렸다.
유희관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와의 시즌 10차전에서 5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3실점(1자책)을 던졌고 두산이 4-3으로 앞설 때 마운드에서 물러나 승리투수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 있었다.
이날 유희관은 전매특허인 '느린 볼'로 NC 타자들과 겨뤘다. 최고 구속은 135km였으며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섞어 던졌다. 커브의 최저 구속은 104km였다. 5회초에 2점을 주기는 했지만 3루수 최주환의 실책으로 비롯된 아쉬움이 있었다.
두산은 NC가 따라올 때마다 도망가면서 유희관의 승리도 현실이 되는 듯 했다. 7회말 1점을 추가해 6-4로 리드할 때만 해도 두산의 승기는 여전했다. 하지만 8회초 NC가 무려 5득점을 해내는 빅이닝을 보내면서 유희관의 승리도 좌절되고 말았다.
만일 이날 유희관이 승리했다면 10승 고지를 밟을 수 있었다.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10승 투수가 될 기회였다.
두산은 전신인 OB가 1982년 창단했으니 올해로 33년째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여태껏 2년 연속 10승을 거둔 좌완투수는 단 1명도 없었다. 따라서 유희관이 이겼다면 구단의 새 역사가 쓰일 수 있었다.
그동안 두산엔 왜 2년 연속 10승을 거둔 좌완이 없었을까. 두산을 대표했던 좌완투수를 꼽자면 윤석환, 개리 레스를 들 수 있다.
윤석환이 1984년 12승 8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하며 그해 신인왕을 차지했으나 다시 10승 투수 반열에 오르기까지 4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윤석환은 1988년 13승 3패 14세이브 평균자책점 2.08를 기록했다.
개리 레스는 2002년 두산에서 16승 8패 평균자책점 3.87로 활약했지만 이듬해 일본프로야구 진출에 나섰고 2004년 두산으로 돌아와 17승 8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활약, 두산에서 징검다리 시즌을 보냈다.
이미 유희관은 지난 해 10승을 거두면서 팀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바로 1988년 윤석환에 이어 두산 투수로는 25년 만에 좌완 선발투수로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것이다. 비록 이날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1승만 더하면 또 하나의 역사를 쓸 수 있다.
[두산 유희관이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NC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왔다.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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