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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강산 기자] LG 트윈스의 '빅뱅' 이병규(7번)가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올 준비를 마쳤다. 단순한 멀티히트가 아닌 영양가 만점 안타와 장타로 4번타자 본능을 회복했다는 점이 더욱 반갑다.
이병규는 올 시즌 현재 92경기에서 타율 3할 1푼 4리 12홈런 68타점, 출루율 4할 3푼 5리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득점권 타율도 3할 6푼 3리로 훌륭하다. 4월까지 16경기에서 타율 1할 3푼 8리(36타수 5안타)의 부진을 겪었으나 5월부터 지난달까지 63경기에서 타율 3할 7푼 1리(202타수 75안타) 11홈런 59타점이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냈다.
특히 지난달 20경기에서는 타율 4할 2푼 4리 6홈런 2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고, 경기당 평균 1.25안타, 1.15타점을 올리며 LG의 상승세에 앞장섰다. 상대 투수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8월이 문제였다. 특히 지난 8일 마산 NC전서 이재학의 공에 오른쪽 팔꿈치 부위를 강타당한 뒤 슬럼프에 빠졌다. 이달 첫 3경기에서 11타수 1안타로 부진을 보인 뒤 7일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으로 부활 조짐을 보였기에 아쉬움이 더욱 컸다.
사흘 뒤인 11일 한화전서 복귀해 4타수 1안타를 쳤으나 이후 6경기에서 15타수 1안타의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22일까지 8월 12경기 성적이 타율 1할 4푼 3리(35타수 5안타) 1홈런 5타점이었다. 지난달까지 보여준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졌다. 이 기간에 LG는 3승 5패로 주춤했다.
하지만 23일 경기에선 달랐다. 이병규의 4번타자 본능이 빛났다. 4타수 2안타 2타점 맹활약을 펼쳤다. 1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로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이날의 결승타였다. 2루타로 번복되긴 했지만 3루심이 최초 홈런으로 선언했을 정도로 잘 밀어친 타구. 지난 7일 홈런에 이은 8월 2번째 장타라는 점도 의미가 컸다. 이병규는 "넘어갈 것 같지는 않았다. 최근 땅볼이 많아 타구를 띄우려고 했던 게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1-0의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가던 8회초에는 1사 1, 2루 상황에서 깨끗한 중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안겼다. 어찌 보면 선취점보다 더 소중한 한 점이었다. 이날 터트린 2안타를 모두 적시타로 연결한 순간이었다. 양상문 LG 감독은 경기 후 "타자들이 필요한 점수를 뽑아줬다"고 했는데, 이 가운데 2점을 이병규가 만들어냈다.
LG는 최근 2연승으로 시즌 전적 48승 1무 55패가 됐다. 5위 두산 베어스(45승 54패)에 한 경기 차 앞선 4위. 사흘째 4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불안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4번타자 이병규가 부활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타선의 중심인 4번타자의 활약은 팀 타선 전체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전날 보여준 이병규의 장타와 클러치 히팅이 반가운 이유다.
[LG 트윈스 '빅뱅' 이병규.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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