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강산 기자] 백약이 무효였다.
롯데 자이언츠는 4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8회 4실점하며 5-6으로 역전패했다. 이날 패배로 시즌 최다 6연패에 빠진 롯데는 시즌 전적 45승 1무 56패로 7위였던 KIA 타이거즈(45승 56패)에 공동 6위를 허용했다. LG와의 승차는 2.5경기로 더욱 벌어졌다. 승부처에서 4강 경쟁팀과의 2연전을 내리 헌납하며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전날(23일)도 졸전이었다.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이 7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아내며 단 1점만 주고 호투했으나 타선이 무득점 침묵했다. 결과는 0-3 패배였다. 경기 내내 하준호가 8회말 2루를 밟은 게 유일한 득점권 출루였다. 이길 수가 없었다. 첫 경기를 너무나 무기력하게 내준 건 타격이 컸다.
24일에는 초반 어려움을 딛고 승기를 잡았다. 0-2로 뒤진 3회말 최준석의 투런포로 동점을 만들었고, 4회말 하준호와 최준석의 적시타로 3점을 뽑아 5-2까지 달아났다. 선발 장원준은 7이닝을 5피안타(1홈런) 2볼넷 7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잘 막아냈다. 승계주자 2명이 홈을 밟기 전까지는 실점이 2점에 불과했다. 어찌됐든 연이틀 선발 2명이 7이닝을 버티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이 가장 원하던 바였다.
장워준이 마운드를 떠난 8회말 무사 1, 2루 상황 이후가 문제였다. 마운드에 오른 이정민이 첫 상대인 대타 이병규(9번)에 좌전 적시타를 맞아 5-3으로 쫓겼다. 박용택을 삼진, 브래드 스나이더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 한숨을 돌리는가 싶었으나 이진영에 안타를 맞아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롯데에게 다른 선택은 없었다. 이정민을 내리고 부랴부랴 마무리 김승회를 투입했다. 지난 14일 이후 단 한 차례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던 김승회의 구위는 좋았다. 채은성을 상대로 던진 초구 144km에는 힘이 있었다. 채은성을 땅볼로 유도하는데도 성공했다.
그런데 아뿔싸. 채은성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잡은 3루수 황재균의 1루 송구가 뒤로 빠졌다. 만루 상황에서 치명적인 실수였다. 주자 2명이 홈을 밟아 5-5 동점이 됐고, 장원준의 시즌 9승은 날아갔다. 실책 이후 급격히 흔들린 김승회는 박경수와 채은성에 연속 볼넷을 허용, 밀어내기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분위기는 완전히 넘어갔다. 롯데는 8회말 2사 2루 기회를 잡았으나 대타 박준서가 LG 정찬헌의 커브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9회말에는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8회초 실책을 저지른 황재균은 더그아웃에서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자책했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특별한 말 없이 경기장을 떠났다. 완전히 승기를 잡은 상황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를 못 버틴 채 허무한 역전패로 운 롯데다.
그야말로 백약이 무효였다. 게다가 롯데의 다음 상대는 리그 '최강' 삼성 라이온즈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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