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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FA 첫 시즌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새드 엔딩'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등은 26일(이하 한국시각) 추신수가 팔꿈치 수술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통증을 안고 있던 추신수는 결국 123경기만 출전하고 올 시즌을 끝냈다. 팔꿈치에 발목 부상까지 겹쳐 제 기량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텍사스 존 다니엘스 단장은 지난 3월 인터뷰에서 "건강한 추신수라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믿음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런데 추신수는 건강하지 못했다. 프린스 필더와 미치 모어랜드, 마틴 페레즈, 맷 해리슨 등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낙마했는데, 추신수도 수술로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현지 언론은 '추신수의 재활 기간은 약 2달 정도 걸릴 것이다'고 내다봤다.
추신수의 올 시즌 성적은 123경기 타율 2할 4푼 2리(455타수 110안타) 13홈런 40타점, 출루율 3할 4푼. 7년간 1300만 달러 계약을 안겨준 선수에게 기대한 성적은 분명 아니다. 볼넷 58개를 골라내는 동안 삼진을 무려 131개나 당했다. 경기당 평균 1.07개의 삼진을 당한 셈이다. 특유의 선구안이 사라지면서 출루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154경기에서 타율 2할 8푼 5리 21홈런 54타점 20도루, 출루율 4할 2푼 3리를 기록한 추신수는 텍사스의 확실한 리드오프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올 시즌 전 텍사스가 가장 주목한 건 그의 '출루 본능'이었다. 계약 직후 현지 언론은 "텍사스가 2014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한 최고의 포지션을 갖췄다"고 극찬했다. MLB.com의 리처즈 저스티스 기자는 "스피드와 파워에서는 텍사스를 앞설 팀이 많지 않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섣부른 평가였다. 특히 출루율 3할 4푼은 지난 2006년 이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 장타율도 3할 7푼 4리다. 홈런 13개를 때려내긴 했지만 소위 말하는 영양가가 높진 않았다. 특히 6월 이후 추신수가 홈런을 때린 7경기에서 텍사스는 2승 5패로 부진했다. 엇박자였다. 물론 텍사스는 7월부터 순위 경쟁에서 한참 멀어졌기에 큰 영향은 없었다.
시즌 초반 추신수는 훌륭했다. 5월 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까지 타율 3할 7푼, 출루율 5할을 찍었다. 시범경기 타율 1할 6푼 1리 1홈런 3타점으로 부진했던 얘기는 쏙 들어갔다. 5월까지만 해도 삼진/볼넷 비율이 1.48(46/31)로 그리 나쁘지 않았다.
6월 26경기 타율 1할 7푼 9리를 찍으면서 브레이크 없는 추락을 계속했다. 지난달 26경기 타율도 2할 1푼 9리였고, 8월 20경기 타율도 2할 3푼 8리로 마감했다. 발목 부상에 발목이 잡히는 바람에 뛸 기회조차 없었다. 올 시즌 도루 시도는 7차례뿐이고, 실패가 4개로 더 많았다. 특히 6월 이후 삼진/볼넷 비율이 3.14(85/27)에 달한다. 8월만 놓고 보면 7.25(29/4)로 그야말로 처참했다. 모두가 기대했던 '출루 머신'은 '삼진 머신'으로 전락했다.
메이저리그 통계 전문 사이트인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올 시즌 추신수의 WAR(대체선수 승리 기여도는)은 -0.1이다. 쉽게 말해 승리에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다. 2009년 5.5, 2010년 5.9, 지난해 4.2와 비교되는 수치. 풀타임 첫해인 2009년 이후 WAR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추신수의 자리에 마이너리그 선수를 투입하는 게 오히려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어찌됐든 추신수의 올 시즌은 끝났다. 계약 기간은 6년이나 더 남았다. 내년 시즌부터 드라마틱한 반전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비난 여론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다니엘스 단장은 올 시즌 전 "추신수는 분명 잘해낼 것이다. 시범경기 기록은 의미 없다. 팔꿈치 부상으로 몇 경기 쉬기는 했지만 전혀 문제없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추신수로서도 부상 부위를 확실히 치료하고 돌아와 제 기량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추신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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