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를 통해 스크린에 복귀한 강동원이 이번에는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으로 돌아왔다. 전작에서는 현실에 없을법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인물이었다면,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는 어디에나 있을법한 평범한 아빠 역이다.
강동원은 영화 '형사' '엠' '전우치' '초능력자' 등 현실과는 먼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다. 늘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의 행적을 살펴보면 그렇다. 하지만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는 달랐다. 강동원의 말을 빌자면 "오랜만에 땅에 발이 닿는 역할"이었다.
언론 시사회가 진행된 후 만난 강동원은 영화에 대한 만족감이 커 보였다. 여유로운 미소와 함께 "개인적으로 영화를 재밌게 봤다"고 했다. "내가 내 영화를 보기 쉽지 않지만 이번에는 재밌게, 깔끔하게 봤다"고.
영화를 선택할 때 캐릭터보다는 시나리오를 보고 선택한다는 강동원은 '두근두근 내 인생' 역시 "시나리오가 좋아"서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 원작은 따로 읽지 않았다. 원래 소설책을 잘 안보는 편인 이유도 있었지만 시나리오에 다 나와 있는 캐릭터를 소설로 다시 접할 필요는 없었다.
시나리오에 모두 나와 있다고 하더라도 어려운 점은 있을 법 했다. 하지만 그의 필모를 살펴본다면 크게 어렵지도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두근두근 내 인생' 속 대수는 그만큼 평범했다. 아들을 누구보다 사랑하면서도 아직은 철이 들지 않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아빠였다.
강동원 역시 "이번 캐릭터는 거의 어려운 점이 없었다"고 말했다. 현실에 없는 인물을 현실에서 보여주고 납득을 시켜야 하는 캐릭터에 비해서는 훨씬 수월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표현하는 것은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지만, 디테일을 잡아가는 것은 매 작품마다 어려운 것"이라는 것이 강동원의 설명이다.
'두근두근 내 인생'의 시나리오가 좋아서 선택을 했지만 강동원이 아직 미혼인 것도 쉽게 이 작품을 선택할 수 있었다. 아이가 없어서 힘들었지만, 같은 이유로 이 작품을 선택할 수 있었다. 강동원은 한 일화를 통해 자신의 입장과 생각을 들려줬다.
"얼마 전 연구원에 있을 때 친했던 여선생님이 계셨다. 좋으신 분이시다. 영화를 보여드렸으면 좋겠다고 해서 초청을 했다. 그런데 도저히 힘들어서 못 볼 것 같다고 하더라. 아이가 있고, 아이의 몸이 썩 좋지 않은 상황에 있는 아이라서 차마 못 보겠다고 하더라. 그 이야기 들었을 때 부모의 마음을 생각하게 됐다. 내가 만약 그 선생님의 입장이었다면 이 작품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대수와 그의 아들 아름과의 관계가 주된 이야기지만 대수와 그의 아버지의 관계도 큰 감동을 전한다. 강동원은 아버지와 대면하는 장면에서 힘겨움을 느꼈다. "아버지와 대면하는 신은 정말 힘들었다. 리허설을 하다가 중단하기도 했다. 리허설을 하는데 목이 메어서 중단했다."
이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강동원은 실제로 어떤 아들일지 궁금해진다. 강동원은 "지금 얼마나 좋은 아들인지는 언제나 의문이다. 하지만 어렸을 때는 효자였다. 시키는 대로 다 했다. 어렸을 때 축구부를 하다가 그만두고 공부하라고 했을 때 그만두고 공부를 했다. 나 때문에 가족들 역시 생활하는 게 불편한 것도 있다. 금전적으로는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다른 측면에 있어서는 내가 잘 하고 있는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속내를 전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을 찍으며 강동원은 '결혼에 대한 생각'보다는 '부모가 된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게 됐고, '부모님의 생각'을 하게 됐다. "연애나 결혼에 대한 것 보다는 내가 어른이 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강동원을 지배했다.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는 조성목이라는 아역배우 이야기를 빼 놓을 수 없었다. 2001년생인 조성목은 얼굴은 80살이지만 마음은 16살인 소년 아름이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연기 경력이 거의 없었지만 120명 이상의 경쟁자를 제치고 오디션에 통과했다. 한번에 4~5시간이 걸리는 특수 분장도 견뎌냈으며, 아름이의 덤덤한 감정을 무리 없이 소화했다. 강동원은 아름이를 연기한 조성목에 대해 "원래는 더 어른스러울 것이다"고 말했다.
"맏이라서 그런지 항상 진지하고 말수도 많이 없는 편이고 그렇다. 물어보지도 않고 거의 프로다. 자기 할일 하고 그렇다. 나도 아역 친구라기보다는 같은 연기자로서 그랬던 것 같다. 다섯 시간 분장하는 데도 잘 참고, 연기할 때도 딱 자기 몫을 하고 그렇더라. 기분 좋으면 혼자 춤도 추고 그렇다. 처음에 날 아빠라고 부르기에, 네가 마음대로 불러도 되는데 아빠라고만 부르지 말라고 했다. 아빠라고 부르는 게 어색하더라. 하하. 그 뒤로 형이라고 부르더라."
'군도: 민란의 시대'와 '두근두근 내 인생'까지 두 작품을 연달아 소화한 강동원은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쉰 다기 보다는 보충을 할 게 있다"며 "준비를 더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한참동안 말하던 강동원은 이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계획을 설명하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배우 강동원.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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