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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더 데빌' 배우들이 한국 창작 뮤지컬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26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진행된 뮤지컬 '더데빌' 미디어콜에서는 존 파우스트 역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 그레첸 역 차지연 장은아, X 역 이충주 박영수 마이클리가 참석해 창작 뮤지컬이 갖는 힘을 전했다.
뮤지컬 '더 데빌'은 뉴욕의 증권가를 배경으로모든 것을 잃은 후 유혹에 빠져 돌이킬 없는 선택을 한 존 파우스트와, 그를 점점 타락으로 몰아가는 X, X로부터 존을 지키고자 하는 존의 여자친구 그레첸의 이야기를 강렬한 록 음악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날 마이클리는 X에 대해 "악마도 아니고 신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고 존도 아니고 그냥 X다. X는 사전적 의미로는 미지의 수, 미지의 사물로 나와 있다"며 "내가 무대 위에서 노래와 연기로써 그걸 표현하고 싶었다. X라는 것은 존을 통해 보일 수도 있고 그레첸을 통해 보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착한 것과 나쁜 것에 대해 그걸 대신 표현해주는 캐릭터가 X라는 캐릭터다"며 "내 속에도 그런 X의 점이 존재한다. 나도 한 명의 사람으로 막 착하지도, 막 나쁘지도 않다. 그냥 무대 위에서 캐릭터, 배우들을 통해 X를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레첸 역 차지연은 "두달여 3개월 안에 없었던 아이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힘들다. '더 데빌'은 참여 한다는 것만으로도 뜻이 깊다"며 "우리 작품은 괴도를 벗어나고 틀을 깬 작품이라 생각한다. 새로운 시도를 했을 때 이질적이고 낯설고, 익숙하지 않아 굉장히 많은 얘기를 듣지만 그 또한 사실 반가운 것은 그런 것들은 시도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장르의, 이런 색깔을 입힌 작품이 꼭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그런 의미에서 '더 데빌'에 참여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온 몸이 성한 데가 없지만 이 또한 아프거나 고통스럽거나 미워 보이지 않고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 작품이 어렵다, 난해하다는 평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
X 역 박영수는 '더 데빌'의 음악에 대해 "'더 데빌'의 음악은 어렵지 않다. 그 장면에서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를 수 있는데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며 "이 노래가 이 장면에서 왜 불려져야 하는지, 불려지는 그 노래들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단순 명료하게 음악을 내주셔서 분명히 관객들이 좋아할 거라 생각했다"고 자신했다.
이어 "'더 데빌' 노래는 간단한게 평생을 두고 들으면 삶에 도움이 되는 노래이지 않을까 싶다"며 "한 해 한 해 들으면 그 의미가 굉장히 달라질 거라는 느낌이 들어서 다같이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덥숱였다.
그레첸 역 장은아는 그레첸 역에 대해 "그레첸의 역할 자체도 못 이해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존 파우스트와 같이 그레첸도 인간이다. X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무한한 존재지만 존과 그레첸은 인간이다"며 "인간은 불안정적이라 생각한다. 인간의 나약함이 주는, 신을 믿고 부르짖지만 결국은 선택할 수 있는게 그것밖에 없더라.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는게 가장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했다.
존 파우스트 역 김재범은 "록뮤지컬인 것을 알고 많이 좌절하고 절망했지만 함께 하는 형님, 동생들과 하면서 많이 흉내 내보려고 했다"며 "내면 낼수록 더 좌절과 절망에 빠져 '아, 이러면 안되겠구나. 이 분들은 정말 오랜 시간동안 갈고 닦아 지금 이런 기술을 갖고 있는데 내가 그걸 단기간에 해내려는 오류를 범했구나' 하면서 기술보다 감정에 맞추는 록을 하려 했다"고 고백했다.
존 파우스트 역 송용진은 "많은 상징들이 숨어 있고 그런 상징들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연출진 뿐만 아니라 배우들도 같이 고민하고 만들었다"며 "이 작품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시간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라이선스나 다른 작품할 때는 그런걸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단순하게 여기서 연기 잘하고 노래 잘하는 것을 신경 쓰면 되지만 '더 데빌'은 그런 것들을 배우들도 한 창작자로 담당을 해서 그런 것들이 재밌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더 애정이 생기고 무대 위에 올리는 날 즐겁고 행복했다. 육체적으로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차지연은 "연습 때 분명 정신적으로 우울증에 빠지거나 이상이 올 것 같다는 두려움과 걱정이 컸다. 근데 참 희한하게도 무대에서 그레첸을 최선을 다해 하고 공연이 끝나고 분장실에서 뭔가 모르겠지만 내가 오히려 더 성숙해지는 느낌,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치유의 시간을 만들어주는 역할이고 그런 작품이다. 희한하게도 정신적인 것과 영혼에 대해서는 점점 더 맑아지는 느낌을 희한하게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은아 역시 "이번 작품 같은 경우 연습 기간엔 정말 힘들었다. 감히 대선배 언니와 같이 공유하며 연습한다는 것은 어려웠다. 접근하는 것도 어려웠다"며 "연습하면서 내면으로 성장시켜야 하는 부분들이 힘들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이 작품이 올라가면 정신적으로 힘들 거라 생각했다. 근데 정말 거짓말 같이 나도 이 무대에서 치유 받는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뮤지컬 '더 데빌'은 오는 11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윤형렬, 차지연, 한지상, 장은아, 이충주, 마이클리, 차지연, 송용진, 김재범, 박영수(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더 데빌' 포스터. 사진 = 클립서비스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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