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여자농구대표팀이 체코에서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각) 전지훈련을 위해 체코 카를로비바리로 날아갔다. 체코 현지 프로팀들과 2경기를 치렀다. 27일부터는 체코농구협회 초청 4개국 국제대회에 참가 중이다. 27일 체코에 53-57로 석패했다. 내용은 좋았다. 28일 캐나다, 29일 세르비아전을 끝으로 일정이 끝난다. 이후 귀국해 서울 장위동 우리은행 연습체육관에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다.
바쁜 스케줄이다.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과정. 대표팀은 그동안 진천선수촌에서 줄곧 고등학교 팀들과 연습경기를 치렀다. 남자대표팀이 대만, 뉴질랜드와 평가전을 갖는 동안 질 낮은 스파링파트너들과 맞붙으며 훈련 효율성이 떨어졌다. 그런 점에서 체코 전지훈련은 매우 좋다. 체코, 캐나다, 세르비아는 최상급 스파링파트너. 아시안게임 대비 훈련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대표팀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0년만에 금메달을 노린다.
▲ 하은주 10분~15분 뛸 수 있다
위성우 감독은 지난 19일 진천선수촌서 “하은주 몸 상태가 좋다. 10~15분 정도 뛸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하은주는 신체특성상 비 시즌에는 철저하게 몸을 관리해야 한다. 1년 내내 정상적인 경기력을 뽐낼 수 있는 몸이 아니다. 여자대표팀은 그동안 하은주를 꾸준히 소집했다. 하지만, 부상으로 중도 낙마한 경우가 많았다. 국제대회에 참가하더라도 영향력이 미미했다.
이번엔 다르다. 하은주는 지난 2013-2014시즌 거의 제대로 뛰지 못했다. 이후 대표팀서 체계적으로 몸을 관리했다. 이번 대표팀서는 제대로 높이 보강을 해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지난 7월 한 달간 하은주를 관리했던 신한은행 정인교 감독도 “정신적, 심리적으로도 이번엔 남다르다”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위 감독은 기본적으로 런 앤 건을 선호한다. 강력한 압박수비에 이은 속공, 철저한 패턴플레이에 의한 세트슛이 위 감독 농구 근간이다. 하은주는 당연히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스피드 자체가 둔해진다. 그리고 하은주는 수비 범위가 좁다. 때문에 나머지 4명이 커버해야 할 공간이 넓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커진다. 그럼에도 제공권과 골밑 득점서 확실한 존재감만 있다면 하은주 카드는 매력적이다. 위 감독은 체코서 수준 높은 유럽팀들을 상대로 그 전략이 통하는지 집중 시험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해선 하은주 옵션에 대한 준비를 완벽하게 마쳐야 한다. 위 감독이 하은주를 내보낼 때 멤버 조합, 하은주 활용 타이밍 등에 대한 확신이 선다면 성공이다.
▲ 변연하가 가장 의욕적이다
그동안 여자대표팀의 맹점 중 하나는 변연하에 대한 높은 의존도였다. 변연하는 자타공인 여자대표팀 에이스. 테크닉과 경험 모두 변연하를 넘어설 선수가 없다. 지난 15년간 대표팀에 봉사했던 변연하도 30대 중반 베테랑. 몸 상태가 젊을 때와 같을 순 없다. 그래도 위 감독은 “연하가 가장 의욕적으로 훈련에 임했다. 항상 제 몫을 해준다. 아시안게임서도 그럴 것”이라고 기대했다.
변연하가 대표팀서 은퇴할 때까지 변연하 의존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다만, 다른 선수들과의 명확한 역할 분담이 숙제. 예를 들어 김정은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서 기량이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선수들의 옵션도 반드시 살려야 한다. 김단비는 물론이고, 역대급 재능을 지닌 공격형 포인트가드 박혜진 활용도도 극대화해야 한다. 가드진을 보면 최윤아가 부상으로 하차했지만, 노련한 이미선과 박혜진에 스피드와 득점력이 뛰어난 이경은도 합류했다. 선수구성만 보면 역대 최고 수준. 변연하를 중심축으로 삼으면서 위 감독 특유의 조직력 구축 작업이 체코에서 극대화된다고 보면 된다.
▲ 일본-중국은 만만찮다
아시안게임 조편성이 끝났다. 여자대표팀은 결선 8강 토너먼트에 자동 진출했다. 11팀이 참가하면서 수준이 떨어지는 국가들이 예선(풀리그)을 치러 결선 8강 토너먼트에 나설 2팀을 가린다. 대표팀은 예선 1위국가와 8강전을 치른다. 준결승전서 일본, 결승전서 중국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 일본과 중국은 아시안게임과 일정이 겹치는 세계선수권대회에 1진을 파견한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서 막지 못했던 일본 간판센터 도카시키 라무도 인천에 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본과 중국은 만만한 팀이 아니다. 정상일 코치는 수 차례 “일본의 경우 1진과 2진의 경기력이 거의 차이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진천선수촌에서 일본 1-2진 연습경기가 담긴 영상을 확인한 결과 두 팀은 대등한 승부를 벌였다. 오히려 베일에 가린 선수가 많아 전력 파악이 쉽지 않다는 우려도 있다. 일본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24일 끝난 윌리엄존스컵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김영주 감독이 이끄는 세계선수권 대표팀이 참가해 전력 파악을 했다. 대표팀은 현재 중국 전력 파악도 완성단계에 들어섰다.
지금까지는 순조롭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 이상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 프로젝트가 잘 진행되고 있다. 3경기만 이기면 금메달. 하지만, 토너먼트 특성상 위험부담은 크다. 남자대표팀과 마찬가지로 체코 전지훈련 이후 아시안게임까지 변변한 실전경기가 없다는 것도 부담스럽다. 결국 체코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한 과제를 최대한 해결하고 돌아와야 한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만큼 체코 전지훈련의 의미는 크다.
[여자농구대표팀.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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