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두산이 27일 잠실 LG전을 내줬다. 3연패. 다시 6위로 떨어졌다. 4위 LG에 3경기 차로 밀려났다. KIA와 SK에는 1경기 차로 쫓긴다. 4위 도약보다 8위 추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 올 시즌 최대 위기. 두산은 리그 최다 27경기를 남겨뒀지만, 최근 경기력으로는 많은 잔여경기가 이득으로 작용할 것 같지는 않다.
송일수 감독은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모든 경기에 집중하겠다”라고 했다. 선수들의 의욕도 좋다. 민병헌은 “내 머리 속엔 팀 4위밖에 없다”라면서도 “쉬운 팀은 없다. 잔여경기서 최소 5할 이상은 거둬야 4위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홍성흔도 “지금은 매 경기 이기는 게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 2경기와 3경기는 느낌이 다르다
민병헌은 “2경기와 3경기는 느낌이 다르다. 3경기 극복하는 데 1달이 걸린다고 하더라”고 했다. 사실상 달아난 4위 LG를 잡는 게 녹록하지 않다는 냉정한 판단. 송 감독 역시 “시즌 초반 2경기와 시즌 막판 2경기는 다르다”라고 했다. 27일 패배로 4위 LG와의 승차가 3. 민병헌은 “지금 LG가 쉽게 3연패를 당할 전력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두산 선수단에도 어두운 그늘이 깔렸다.
두산에 27일 패배가 뼈아팠던 건 4위 LG와의 맞대결이었기 때문이다. 1경기 결과에 승차 2경기의 영향력이 있다. 두산은 향후 LG와 4경기를 남겨줬다. 그 중 2경기는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에 치른다. 두산으로선 LG와의 잔여 4경기서 더 이상 밀려선 안 된다. LG를 잡지 못하면 4위 도약도 없다. 심지어 LG 양상문 감독도 “순위싸움 중인 팀들끼리는 상대전적도 중요하다”라고 했다.
▲ 극심한 엇박자
두산 전력을 개별 파트로 뜯어놓고 보면 그렇게 나쁘지 않다. 일단 타선은 두말할 게 없다. 팀 타율 3할은 무너졌지만, 여전히 리그 최고수준의 파괴력을 갖고 있다. 마운드도 최근 선발진이 그럭저럭 안정감을 찾았다. 27일 무너진 노경은은 선발투수들 중에서 부진의 골이 가장 깊다. 그러나 노경은 정도만 제외하고는 나쁘지 않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건재하다. 유희관이 최근 많이 좋아졌다. 유네스키 마야도 최근 호투로 국내야구 연착륙을 알렸다. 불펜도 정재훈 윤명준 이현승 이용찬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위력 자체는 괜찮다.
하지만, 시너지효과가 나타나질 않는다. 팀 타율 0.296으로 3위지만, 팀 득점은 569점으로 6위다. 팀 평균자책점은 5.78로 7위. 그동안 공격에선 번트 논란 등 몇가지 아쉬운 점이 지적됐었다. 어쨌든 타율이 좋은 데 득점력이 떨어지는 건 승부처에서 클러치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 이 또한 내부적 엇박자다. 타자들과 벤치의 대처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더욱 심각한 건 마운드다. 최근 선발진이 안정감을 찾자 불펜이 흔들린다. 선발투수가 호투하고도 불펜이 승리를 날린다. 후반기 들어 불펜 부진이 도드라진다. 선발진이 너무나도 좋지 않았던 시기엔 그나마 불펜힘으로 버텼지만, 선발이 대량실점하는 통에 승기를 잡는 게 쉽지 않았다. 투수들의 컨디션 관리, 교체 타이밍 등을 돌아보고 재점검해야 한다. 결국 투타 엇박자가 이기는 흐름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승패 적자가 -11에 이르렀다.
▲ 불펜 연투 피하겠다
송 감독이 내놓은 복안은 “불펜 연투를 피하겠다. 체력을 안배해줘야 한다”다. 노경은을 제외하곤 선발진이 조금씩 좋아진 흐름. 불펜 연투를 피하면 체력이 보강된다. 마운드 안정을 꾀하겠다는 의미. 여전히 타선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다. 투타 극심한 엇박자를 극복하기 위한 시발점이 불펜의 세밀한 관리라고 봤다.
그런데 송 감독은 27일 경기서 0-4, 0-5로 끌려가던 상황서 필승조들을 총출동시켰다. 물론 이 경기가 매우 중요했다. 26일 우천취소로 휴식하면서 불펜 운영의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패배하는 경기서 필승조를 쓰면서 결과적으로 28~29일 잠실 삼성전, 30일~31일 창원 NC전 불펜 운영에 부담을 안게 됐다.
두산은 올 시즌 최대고비를 맞았다.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 4위도약은 불가능하다. 승부수를 던지려고 해도 현 시점서는 마땅한 카드가 없다. 좀 더 섬세한 야구, 세밀한 야구가 필요한데 선수들과 벤치 모두 조금씩 부족하다. 그 세밀함 부족이 쌓이고 쌓인 결과가 승패적자 -11. 예년 같으면 4강을 포기해야 할 시점이다. 하지만, 올 시즌 4위권 팀들의 승률이 하향 평준화되면서 두산에도 여전히 산술적 기회는 남아있다. 이젠 정말 대반격이 필요하다.
[송일수 감독(위), 코칭스태프(가운데), 두산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