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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평균자책점을 더 끌어내리겠다."
LG 트윈스 마무리 봉중근이 수호신다운 면모를 되찾아가고 있다. 6월까지 부진했던 모습은 더이상 찾아볼 수 없다. 봉중근은 지난 6월까지 25경기에서는 3패 13세이브 평균자책점 3.86으로 부진했다. 특히 6월 8경기에서는 1패 4세이브를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이 무려 7.11에 달했다. 피안타율도 4할 1푼 4리였다. 올해가 극강의 타고투저 시즌이라곤 해도 2012년과 지난해 95경기에서 8승 2패 64세이브 평균자책점 1.27을 기록한 수호신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7월 이후 19경기에서는 1승 1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2.12(17이닝 4자책)로 본모습을 찾고 있다. 블론세이브는 하나뿐이다. 이 기간 피안타율도 1할 9푼. 삼진 19개를 솎아내며 볼넷은 4개만 내줬다. 30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는 9회 마무리로 등판, 1이닝을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3-2 한 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올 시즌 44경기 성적은 1승 4패 28세이브 평균자책점 3.16. 임창용(삼성), 손승락(넥센)과 함께 구원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LG는 올 시즌 현재 52승 1무 56패로 리그 4위를 달리고 있다. 5위 두산 베어스(48승 56패)와는 2경기 차. 한창 4강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봉중근이 살아난 건 의미가 크다. 5~6월 부진(2패 8세이브 평균자책점 6.23)이 아쉬울 법하지만 뒤를 돌아볼 필요는 없다. 지금 잘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그럼에도 봉중근에게 만족이란 없었다.
세이브 공동 선두.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봉중근은 2012년 마무리로 전환한 이후 아직 구원왕 타이틀을 거머쥐진 못했다. 지난해 38세이브를 올렸으나 손승락(넥센, 46세이브)에 밀려 2위를 차지했다. 봉중근은 "부담이 되진 않는다. 요즘 세이브 1위와 2위를 왔다 갔다 하는데 기분이 좋다"며 "타고투저 시대에 투수들이 고전하고 있다.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뜻깊은 일이다. 마무리투수들이 자존심을 지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평균자책점을 더 끌어내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2년간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봉중근에게 지금 기록은 자존심이 상할 법하다. 하지만 봉중근은 "개인 기록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언제나 개인보다는 팀이 우선이다. "평균자책점을 낮추다 보면 세이브가 늘고, 그만큼 팀도 많이 이기지 않겠냐"는 게 봉중근의 설명.
불펜 투수들에 대한 고마움도 숨기지 않았다. LG는 전날 선발 코리 리오단에 이어 정찬헌과 유원상, 신재웅, 이동현이 봉중근까지 가는 길목을 책임졌다. LG 양상문 감독도 "LG를 지탱하는 불펜의 힘이 승리 요인"이라며 칭찬했다. 봉중근은 "무조건 막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젊은 투수들이 고참 형들의 빈 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다"며 "(30일에도) 1회 3득점 이후 추가점을 내지 못했지만 2점으로 막았다. 이것도 투타 밸런스가 잘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봉중근은 자신의 세이브로 팀에 신뢰가 쌓인다는 점을 무척 반가워했다. 그는 "이전에는 불안한 경기를 해서 벤치에서도 불안함을 느꼈을 텐데 이번 세이브로 나에 대한 믿음이 더 튼튼해졌을 것 같다. 우리가 조금이나마 압박감을 덜 갖고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활짝 웃었다. 동료의 실책에도 "난 당황하지 않고 야수들을 믿었다"고 말한다. '대인배' 봉중근의 책임감이 승부처에서 더욱 빛나고 있다.
[LG 트윈스 봉중근.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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