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내 전부를 모두 다 던질게.'
노래 가사가 아니다. 롯데 자이언츠 쉐인 유먼의 11승투를 두고 하는 말이다. 두 눈에 독기가 서려 있었다. 유먼은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 혼신의 역투로 시즌 11번째 승리를 챙겼다.
유먼은 31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호투를 선보였다. 팀의 6-2 승리에 일조한 유먼은 시즌 11승(6패)째를 올렸다. 8월 처음이자 마지막 7이닝 투구로 제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평균자책점도 종전 5.61에서 5.44로 끌어내렸다.
무엇보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이 150km까지 찍힌 게 눈에 띈다. 직구 61개를 던졌고, 체인지업(17개)와 슬라이더(14개)를 섞었다. 150km 직구는 의미가 크다. 유먼의 직구 최고 구속은 이전까지 빨라야 146~7km였다. 시즌 중반 직구 구위가 떨어지면서 체인지업 등 변화구가 효과를 보지 못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코너워크도 훌륭했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걸고 던졌다. 롯데로선 이날 패하면 4위 LG와 5경기 차로 벌어지는 상황. 지면 끝이라는 각오로 싸웠다. 그 중심에 유먼이 있었다.
첫 이닝 위기를 잘 넘긴 게 컸다. 유먼은 1회말 선두타자 정성훈을 3루수 땅볼, 황목치승을 146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박용택에 2루타와 도루를 허용, 2사 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후속타자 이병규(7)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 실점을 막았다.
2회에는 선두타자 이병규(9)에 우전 안타를 맞았으나 채은성을 좌익수 뜬공, 손주인을 5-4-3 병살타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쳤다. 3회에도 2사 후 유격수 신본기의 송구 실책으로 정성훈을 출루시켰으나 황목치승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 이닝을 마쳤다.
4회와 5회는 완벽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무려 149km까지 찍혔다. 4회말 선두타자 박용택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낸 뒤 두 명의 이병규(7번, 9번)를 차례로 삼진 처리했다. 특히 9번 이병규를 상대로 던진 직구 2개는 148km, 149km까지 찍혔다. 그야말로 혼신의 투구. 5회말에는 채은성과 손주인, 오지환을 나란히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감,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5회까지 투구수도 55개로 매우 효과적이었다.
5-0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6회가 위기였다. 선두타자 최경철을 144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정성훈을 2루수 뜬공 처리한 뒤 황목치승에 번트안타를 내준 게 화근이었다. 박용택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2사 1, 2루 위기 상황에서 이병규(7)에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얻어맞아 2점을 내줬다. 후속타자 이병규(9)는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7회는 삼자범퇴로 손쉽게 막아냈다.
여기까지였다. 7회까지 92구를 던진 유먼은 8회부터 정대현에 마운드를 넘기고 이날 등판을 마쳤다. 이후 정대현과 이정민, 김승회가 나머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유먼의 11승을 완성했다. 9회초 터진 황재균의 이날 2번째 홈런은 승리 확정 축포. 팀 승리를 위해 한 몸 던진 유먼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김승회가 27번째 아웃카운트를 잡고 팀과 자신의 승리가 확정된 순간, 유먼은 어느 때보다 환한 미소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롯데도 LG와의 격차를 3경기로 줄이며 4강 싸움을 이어갔다. LG 양상문 감독은 "유먼 공략에 실패했다"며 패배를 인정했고, 김시진 롯데 감독은 "유먼이 잘 던졌다. 오늘은 제구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유먼은 "몸 상태가 아주 좋다. 오늘 몸 밸런스가 좋았고, 컨트롤과 구속 모두 괜찮았다. 어느 때보다 컨디션이 좋아 마음먹은 대로 던질 수 있었다"며 "팀이 필요로 할 때 긴 이닝 소화할 수 있어서 기쁘다. 항상 길게 던지려고 마음먹고 임하는데 오늘은 잘 풀렸다. 프로 선수라면 당연히 높은 곳을 목표로 한다.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매 경기 우리의 야구를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책임감을 보였다.
[롯데 자이언츠 쉐인 유먼.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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