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포' 황재균 "야구장 오셔서 욕 좀 해주세요"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야구장 오셔서 욕 좀 해주세요."

팬들의 함성이 그립다. 롯데 자이언츠 황재균은 31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전에 1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 결승 투런, 쐐기 솔로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 맹활약으로 팀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2011년(12홈런) 이후 3년 만의 두자릿수 홈런과 2011년 6월 3일 사직 LG전 이후 1185일 만의 멀티홈런으로 기쁨을 더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민첩한 움직임으로 선발 쉐인 유먼을 도왔다.

이날 황재균은 0-0으로 팽팽히 맞선 3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LG 신정락의 4구째 한가운데 120km 커브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팀이 5-2로 앞선 9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등장, LG 정찬헌의 초구 145km 몸쪽 높은 직구를 지체없이 노려쳤고, 또 다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시원한 홈런을 만들어냈다. 쐐기포였다. 황재균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잠실구장 3루측 롯데 응원석에 자리 잡은 팬들은 황재균의 이름을 부르느라 정신이 없었다.

황재균은 경기 후 "어제 져서 분했다"며 "오늘 지면 4강 싸움 힘들 것 같아 더 집중해서 했다. 지난 경기 에러도 있어서 2경기 다 잡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홈런에 대해서는 "2개 다 노려서 친 건 아니다. 타이밍이 앞에서 잘 맞았다. 두자릿수 홈런은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황재균은 팬들에게 간곡히 호소했다.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에 유독 빈 자리가 많은 게 아쉬웠던 모양이다. 황재균은 "최근 팀 성적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야구장이 비어 있어 씁쓸했다"며 "아직 시즌은 안 끝났다. 야구장에 찾아오셔서 욕 좀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끝까지 해보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최선을 다하겠다. 야구장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롯데 자이언츠 황재균이 3회초 홈런을 터트린 뒤 홈을 밟고 있다.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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