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연승. 4위탈환의 기회를 잡았다.
두산이 4연승으로 잘 나간다. 4위 LG에 1경기 뒤진 5위. 4위 탈환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두산이 상승세를 탄 건 선발진 덕분이다. 지난 8월 한달간 더스틴 니퍼트와 유희관이 중심을 확실하게 잡았다. 유네스키 마야는 최근 2경기서 연이어 호투하면서 한국야구 적응을 마치는 분위기. 여전히 기복이 심한 노경은, 우여곡절 끝 정대현이 내정됐으나 불안한 5선발 등 선발진 후미가 불안하다. 하지만, 시즌 중반 한창 좋지 않았을 때에 비하면 상당히 정비됐다.
그럼에도 두산의 8월 월간 평균자책점은 4.28로 6위였다. WHIP는 1.59로 8위. 상대적으로 불펜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다. 두산 불펜은 현재 정재훈 윤명준 이현승 함덕주 오현택 변진수 등으로 구성됐다. 우완 정통파, 좌완, 사이드암 등 구색을 갖췄다. 하지만, 후반기 흔들리면서 선발진 활약을 뒷받침해주지 못했다. 그동안 이런 악재가 기복 있는 타선과 결합해 팀 승률을 끌어올리는 데 걸림돌이 됐다.
▲ 지친 마당쇠들
2일 현재 이현승이 57경기 등판했다. 리그 5위다. 윤명준도 52경기로 리그 11위. 정재훈도 47경기로 리그 19위다. 윤명준이 61이닝, 오현택이 58⅓이닝으로 구원투수로서 적지 않은 이닝을 소화했다. 이런 객관적 수치가 말해준다. 이현승, 윤명준을 비롯해 베테랑 정재훈의 구위가 최근 썩 좋지 않다. 다른 팀들도 시즌 막판이면 이런 현상은 겪는다. 그러나 마운드, 운영 자체가 빡빡하게 돌아가는 두산으로선 주력 불펜 투수들의 구위 저하는 치명적이다.
좌완 함덕주가 최근 호조다. 함덕주는 8월 31일 창원 NC전서 1실점했으나 그 전까지 6경기 연속비자책 행진을 했다. 송일수 감독은 “최근에는 이현승보다는 함덕주에게 믿음이 간다”라고 했다. 왼손계투가 귀한 두산으로선 함덕주의 성장이 반갑다. 퓨처스 혹은 추격조로 많은 기회를 받은 투수가 두각을 드러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우완, 사이드암에선 지친 기존 불펜투수들을 대체할만한 자원이 나오지 않았다. 송 감독은 이들을 믿고 계속 기용했으나, 악순환만 이어졌다. 최근 두산이 호조를 보였으나, 그 속에서 불펜 투수들의 기복은 컸다. 정재훈은 8월 9경기서 2패3홀드 평균자책점 16.50, 윤명준은 8월 9경기서 1승5홀드 평균자책점 8.44, 이현승은 8월 1패 6홀드 평균자책점 9.00. 이현승과 윤명준은 8월 홀드 1,2위를 차지했으나, 투구내용에는 기복과 아쉬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많은 홀드를 따낸 건 그만큼 타선이 많이 도와줬다는 의미다.
▲ 대안이 있을까
송 감독은 최근 불펜 투수들의 심한 기복에 대해 “시즌 중반까지 선발진이 부진하면서 불펜투수들에게 휴식을 충분히 주지 못하고 과부하가 걸렸다”라고 했다. 두산 불펜 투수들은 시즌 내내 선발진이 조기에 무너지면서 조기 가동이 잦았다. 선발진이 안정을 찾았으나 정작 최근 불펜이 부진한 배경.
그런데 선발진이 무너질 당시 타선도 기복이 심했다. 필승조-추격조 구분이 불명확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불펜투수들이 피로감을 많이 느꼈다. 송 감독도 마운드가 무너진 상황서 당일, 혹은 최근 몇 경기서 구위가 괜찮았던 불펜투수들을 집중 기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임기응변 방식의 대응. 이런 점들도 불펜투수들의 피로도 증가에 한 몫을 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송 감독은 “최근 선발진이 좋아지고 있다. 좀 더 많은 이닝을 끌어줄 경우 불펜 투수들의 몫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체력을 아끼게 될 것”이라고 했다. 결국 불펜 자체적으로 불안한 부분을 업그레이드하는 힘이 떨어진다고 본 것이다. 실제 현재 퓨처스에도 크게 돋보이는 불펜 투수는 없다. 이는 단순히 올 시즌 4강다툼뿐 아니라 향후 두산 마운드 미래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1일부터 확대엔트리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두산 역시 투수들을 대거 보강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불펜 투수들의 피로도를 줄여주기 위해선 함덕주 같은 새로운 카드의 발굴은 물론, 불펜 운영 시스템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LG가 4위로 도약한 원동력 중 하나가 안정된 불펜운영 시스템 정립이다. 1경기 차로 LG를 바짝 추격한 5위 두산 역시 4위 탈환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
[정재훈(위), 윤명준(가운데), 이현승(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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