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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하다 마음 찢어질 때도…실제 결혼은 30대 초반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그야말로 배우 오연서 전성시대. 2012년 KBS 2TV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통통 튀는 말숙이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더니 2년 만에 다시 나선 주말극 MBC '왔다! 장보리'에선 첫 타이틀롤인데 드라마를 시청률 33.0%(닐슨코리아 전국기준)까지 끌어올리며 자신의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오연서는 "부족한 저를 사랑해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겸손해 했다. 종영까지 단 8회만 남겨둔 '왔다! 장보리'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중식당에서 오연서가 기자들과 만나 드라마 뒷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눴다.
이하 오연서와의 일문일답.
- 인기가 뜨겁다. 실감하나?
"야외 촬영 때 많은 분들이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응원해준다. 밥 먹으러 가면 반찬도 더 많이 나오고 서비스도 많이 해주신다. 최근 명동에서 촬영할 때 어떤 드라마인지 알아봐주고 좋아해주니까 '인기가 많구나' 또 한번 느꼈다. 나이 많으신 분들까지 내 이름을 아시는 게 신기하다. 보리라고 부르시는 분들도 있지만 '오연서다!' 하는 분들도 많아 신기하더라."
- 높은 시청률의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마약 같은 드라마다. 나도 예고편을 보면 다음 편이 궁금해진다. 선과 악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고 우울하고 슬픈 장면이 있으면서도 코믹이나 멜로가 적절하게 분배돼 있다. 부담스럽지 않게 보실 수 있는 드라마다."
- 실감나는 모성애 연기는 어떻게 하는 건가?
"자식을 낳아본 적도 없고 키워본 적도 없어서 초반에 감도 안 잡히는 데다가 부담스럽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김순옥 작가가 잘 써주시고 비단이(김지영)가 워낙 연기를 잘한다. 예전에 엄마에게 받았던 사랑을 생각하며 연기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나오더라. 비단이에게 '나는 너 없이 못 사는데, 너는 나 없이 살 수 있니' 하는 대사를 하며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았다. 시간이 쌓이며 마음이 저절로 커지는 듯하다. 진짜 딸은 아니지만 마치 내 딸 같을 때가 있다."
- 악역 연민정으로 분한 이유리의 연기를 보며 어떤 생각이 드나?
"언니가 연기를 정말 잘한다. 보면서 가장 크게 자극 받는다. '대단하다'란 생각이 든다. 언니가 실제로는 4차원이고 재미있다. 뺨 때리는 장면에선 서로 장난도 많이 치고 촬영장이 즐겁다. 그런데 평소에 이렇게 착하고 엉뚱한 언니가 연기하는 걸 보면 '어떻게 저런 연기를 하지' 싶어 신기하다."
- 능숙한 사투리 연기 비결은 뭔가?
"사실 전라도 분들이 보면 형편 없는 사투리다. 처음에는 말도 제대로 못했다. 지금이야 조금 자연스러워지긴 했는데 완전한 사투리는 또 아니다. 서울말과 섞여 있다. 시청자들은 전국에 있기에 누가 들어도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선배들이 조언해줬다. 지역 사투리만 (강조해)쓰다 보면 시청자가 피로할 수 있다더라. 시행착오가 많았다. 그래서 전라도 사투리라 안 하고 '보리 사투리'라고 부른다."
- 어떤 결말 원하나?
"연민정의 몰락과 보리가 침선장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그리고 비단이의 비밀이 남은 굵직한 사건이다. 각자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줄 듯싶고, 마지막으로 큰 경합이 있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모두가 원하는 게 권선징악인데 다른 사람들은 다 복수를 해도 보리는 마음이 약해질 것 같다. 보리는 워낙 착하니까 민정이 뉘우치는 걸 바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보리가 아닌 오연서의 입장에선 악행을 너무 많이 저지른 민정이 벌 받고 감옥에 갔으면 좋겠고 시청자들 마음도 그렇겠지만, 보리의 마음은 다르지 않을까?"
- 막장 논란에 대해선 어떤 생각인가?
"막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말도 안 되게 개연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캐릭터들도 터무니없지는 않다. 사회 뉴스를 보면 더 많은 일이 있고 이런저런 사람들이 있지 않냐. 그걸 축소시켜서 극적일 뿐이다. 이기적인 사람, 보리처럼 희생하는 사람 등 인생의 단맛, 짠맛, 쓴맛 다 들어있다. 극적인 것일 뿐 막장은 아니다. 부모, 자식 간의 사랑이 잘 그려진 드라마라 좋다. 논란이 있는 건 아무래도 극이 센 편이라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 김순옥 작가와의 작업은?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준다. 잘했을 때는 칭찬도 많이 해주고 못하면 혼도 낸다. 소통이 많은 작가다. 좋았던 장면이 있으면 장문의 '카톡' 메시지를 보내준다. 아쉬웠던 장면이 있으면 '보리야, 이런 신은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해준다. 도움이 많이 된다. 내가 한 대사나 상황이 재미있었을 때는 대본에 계속 등장시켜준다. 트로트 부르는 장면이 있었는데, '너 무슨 노래 잘 부르니?' 물어도 봐주고 소통이 잘 된다. 다음 작품에 불러준다면 나야 당연히 좋다. 다음에는 내가 악녀로!"
- 솔직히 기대하고 있는 시청률은?
"최근 33%를 찍었는데 욕심 같아선, 이대로라면 40%로 끝나지 않을까 싶다. 이대로 흐름을 잘 타준다면 40%로 끝내고 싶다."
- 시청률 25% 돌파시 걸그룹 카라 춤을 추겠다는 약속은 안 지키나?
"비장의 무기다. (김)지훈 오빠는 김순옥 작가가 대본에 써주셔서 엑소 춤을 췄다. 난 따로 공약을 준비하고 있다. 드라마 촬영 때문에 시간을 못 내고 있는데 꼭 할 것이다!"
- 배우로서 성장한 것 같나?
"친근하고 착해 보인다는 얘기 많이 들어서 기분이 좋다. 깍쟁이 이미지를 좀 벗지 않았나 싶다. 연기는 많이 부족하다. 대본보다 연기를 못해서 속상한 마음에 집에 울면서 들어간 적이 많다. 아직도 배우고 있고 성장 중이다. 많이 부족해도 예쁘게 봐줬으면 좋겠다."
- 연말 시상식에서 트로피 기대해도 될 듯한데?
"상을 주시면 감사하겠으나 그것보다는 초대해주기라도 하면 좋겠다. 작년에는 집에서 TV로 봤다. 상은 안 줘도 초대해주면 즐기는 마음으로 참석하겠다. 물론 상이야 주면 기분 안 좋은 사람 없지 않냐. 다만 굳이 바라지는 않는다."
- 작품 끝나면 뭐부터 하고 싶나?
"일단 일주일 내내 푹 자고 싶다. 원래 쉬는 날 20시간씩 자고 그런다. 잠도 푹 자고 여행도 가보고 싶다. 오랫동안 일을 해서 가족이나 친구들이랑 못 가본 곳에 여행하고 싶다."
- 다음 작품 선택에 고민이 클 텐데?
"이번 작품을 하며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것들을 느끼다 보니 마음이 공허해졌다. 우선은 작품 끝나고 쉬고 싶다. 다음 작품은 로맨틱코미디 장르를 하고 싶다. 많은 분들이 날 보며 행복하고 밝은 기운 받는 작품하고 싶다."
- 혹시 희망하는 로맨틱코미디 상대 배우가 있나?
"(한참을 망설이더니)이거 말해도 되나? 하하. 서강준이다. 얘기하기 창피하다. 내가 되게 많이 누나다. 하하. 서강준이 나온 단막극을 봤는데, 눈빛이 좋더라. 이상형인 게 아니다. 배우로서다! 하하."
- 실제 결혼 계획은 없나?
"30대 초반에 하고 싶다. 엄마인 내 모습이 상상이 안 된다. 집에선 장녀이긴 한데 막내딸 같다. '내가 아기를 키울 수 있을까' 싶은데 요즘 육아 프로그램 보며 민국이 팬이 됐다. 민국이 보면서 아기 낳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빨리 결혼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다. 아직 결혼할 상대는 없고 막연하게 그때쯤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 시청자들에게.
"장보리가 사랑 받을 줄 몰랐는데 사랑 받게 돼 요즘 행복하다. 실감도 잘 안 나고 난 항상 제자리에 있는 느낌이 든다. 부족한 날 사랑해줘서 감사하다. 10편도 남지 않았는데 끝까지 최선 다해 찍겠다. 시청자들도 많이 사랑해 달라."
[배우 오연서. 사진 = 웰메이드이엔티-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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