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김수로와 서경석이 등장하며 여군 멤버들이 서있던 '진짜 군대'는 '가짜 군대'가 된 듯했다. 제작진은 '진짜사나이'의 진짜 가치를 잠시 잊었던 걸까.
MBC '일밤-진짜사나이' 여군특집 14일 방송에 김수로, 서경석은 유격훈련 조교로 등장했다. 이들은 "'안성 의리' 김수로 조교", "'마포 빗자루' 서경석 조교"라고 외치며 비장하게 등장했으나, 도리어 여군 특집에 찬물을 끼얹은 듯한 느낌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말하는 '진짜'는 출연하는 연예인이 '진짜 군인'이란 게 아니라 이들이 뛰어든 세계가 '진짜 군대'란 의미에 가깝다. 그래서 '진짜사나이'를 좀 더 풀어서 말하면 '진짜 군대에 간 연예인이란 사나이' 쯤 된다.
'진짜사나이'가 재미있던 건 제작진이 '출연자와의 거리 두기'를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병영 체험 프로그램과 달리 연예인들이 실제 병사들과 함께 생활하고 같이 훈련 받게 하며 '설정'의 느낌을 최대한 배제하고 '진짜 군대'에 초점을 맞추며 다른 병영 체험 프로그램에 없던 '진짜사나이'만의 세계를 만들 수 있었다.
여군특집도 마찬가지다. 여성 연예인들의 단순 체험에 그칠 것이란 우려와 달리 뜨거운 반응을 얻은 건 멤버들의 진정성 탓인데,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여군 멤버들이 들어간 곳이 일명 '마녀 소대장'이나 '터미네이터 분대장'이 있는 '진짜 군대'였기 때문에 그 '진정성'도 배어날 수 있었다. 숱하게 봐온 여성 연예인들의 병영 체험과는 다른 '진짜 군대' 말이다.
그러나 제작진은 김수로와 서경석을 조교로 투입하며 스스로 굳건히 지켜온 '진짜 군대'란 세계를 '가짜 군대'로 보이게 했다. 최근의 원조 '진짜 사나이'가 단합대회와 걸그룹 등장의 반복이나 지나치게 자유로운 기강 등으로 시청자들로 하여금 '진짜 군대'에 대한 의구심을 들게 한 것처럼 김수로, 서경석의 등장은 여군특집에도 비슷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제작진은 김수로와 서경석이 조교 교육을 받는 과정을 삽입해 조교 투입에 정당성을 주려 했던 것으로는 보인다. 하지만 애당초 연예인들은 진짜 군대에 초대된 가짜 군인일 뿐이다. 이들이 짧은 조교 교육을 받는다고 '안성 의리'와 '마포 빗자루'가 진짜 조교가 되어 '진짜 군대'의 일부분이 될 순 없는 노릇이다.
[MBC '일밤-진짜사나이'.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